[루이즈 루의 마켓 나우] 중국 양회의 명확한 목표, 불명확한 계획
시장의 투자자들은 4일 개막된 중국 양회(兩會)에 큰 기대를 걸었다. 최고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연례 입법 회의인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구성된다. 올해 중국 지도부는 대부분 관측자의 예상대로 지난해와 유사한 ‘5% 안팎’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실질적으로 2024년 하반기까지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지난해 리커창 전 총리의 정부 활동 보고서 발표 이후, 중국 위험 자산의 실적은 부진했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양회에서 들리는 중국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에 별로 감명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야심 찬 성장 목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달성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다 기술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GDP 대비 3.0%의 예산 재정 적자 목표를 설정했다. 4조6000억 위안(약 843조374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이 수치는 중국 재정부가 2024년 명목 GDP 성장률을 7.4%로,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2.4%로 예상함을 알려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신 약 5.7%의 명목 성장률과 1.0% 미만의 GDP 디플레이터를 예상한다. 치열하고 지속적인 디플레 압력이 올해 중국 내수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문제를 쉽게 극복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좋은 소식으로는 가정용품 및 장비에 대한 전국적인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가계 수요를 지원하겠다는 논의가 있다. 중국은 2009~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사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바 있는데, 우리 추정에 따르면 당시 연간 GDP를 약 0.2%포인트 증가시켰다. 이는 의미 있는 수치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러한 소비 촉진 프로그램은 단기적인 이익 뒤에 몇 년 후 소비 지연 효과라는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가계가 소비재의 교환 주기가 다가왔을 때 지출을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여전히 공급 측면 중심의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이는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정부 지출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는 ‘주요 국가 전략 과제’를 위한 지침을 제공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과학 기술 혁신 지원, 새로운 유형의 인프라 구축,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및 탄소 배출 감소’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경제 자극을 위한 목표 영역은 낯설지 않지만, 자금 조달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를 꺾는 측면도 있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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