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젊은이 아니지만” 광고…트럼프는 “사이코” 독설
“보세요. 나는 젊은이는 아닙니다. 비밀도 아니죠.”
재선 도전에 나선 81세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1분짜리 새 광고 영상에서 띄운 첫 멘트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미국을 위해 성과를 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만든 이 광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가 든 건 맞다고 쿨하게 인정하면서 국정 지도자의 경륜과 성과를 부각시키는 콘셉트로 고령 리스크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나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갖고 있다”면서 ▶의약품값 인하 ▶인프라법 통과 ▶기후변화 대응 등 재임 기간의 성과를 열거했다.
특히 광고 후반은 대선 상대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는 여성의 선택권을 빼앗았지만 나는 여성 낙태권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는 대통령 직무를 자신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보지만 나는 대통령직이 미국 국민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차별화했다. 이 광고는 “한 번 더 찍을 수 있겠느냐”는 제작진 물음에 바이든 대통령이 웃으면서 “봐라. 나는 매우 젊고 정력적이며 잘생겼다. 그런데 왜 이런 걸 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 광고는 대선 승패를 가를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7개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에 앞으로 6주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대선 격전지를 대상으로 한 3000만 달러(약 400억 원) 규모의 광고 캠페인 중 첫 번째다.
조기 점화된 대선 레이스 초반 바이든 대통령의 민심 공략 포인트는 스윙 스테이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연설을 선보이며 대선 본선 모드 가동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 하루 뒤인 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아 지지자 유세를 벌였다. 쇠락한 ‘러스트 벨트’인 펜실베이니아는 7개 경합 주 가운데 하나다.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을 입에 올리는 대신 ‘전임자’란 표현을 13차례 썼던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유세에서는 트럼프 실명을 거론하며 ‘반(反)민주주의’라고 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우 성향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트럼프 자택(플로리다 마러라고) 방문을 두고 “오르반 총리는 독재를 추구한다고 천명했다”며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유대 관계를 이어 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독설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8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의 어젯밤 연설은 전 세계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권력의) 무기화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 자는 사이코!(this guy is a PSYCHO!)”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에도 “조 바이든은 터무니없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기소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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