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왁굳의 이세계아이돌, 김계란의 QWER…웹 3.0 아이돌의 등장

황지영 2024. 3. 11. 00: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머 우왁굳이 제작한 이세계아이돌. [사진 패러블엔터테인먼트]

308만 구독자를 보유한 ‘운동 유튜버’ 김계란은 지난해 10월 걸밴드 QWER(큐더블유이알, 쵸단·마젠타·히나·시연)을 론칭했다. 김계란은 유튜버 쵸단을 필두로, 소셜미디어(틱톡·트위치·유튜브 등) 합계 250만 팔로워의 마젠타, ‘410만 틱톡커’ 히나를 영입했다. 보컬 시연은 일본 AKB48 자매 그룹 NMB48에서 외국인 멤버로 활동했다. QWER 데뷔 과정은 웹 예능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공개했다.

15년 차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은 가상현실(VR)계에서 영향력 있는 가요기획사 왁엔터테인먼트 사장이다. 재미로 시작한 ‘사이버 아이돌 프로젝트’를 통해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아이네·징버거·릴파·주르르·고세구·비챤)을 3년 전 결성했는데 대박이 났다. 멤버들도 각자 방송하는 스트리머다. 릴파는 2022년 세계 버추얼 유튜버 게임방송 시청 순위 8위(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올랐다. 또 다른 버추얼 아이돌그룹 스텔라이브(히나·타비·마시로·유니·칸나·리제) 역시 구독자 63만명을 보유한 유명 스트리머 강지가 만들었다. 스텔라이브는 최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유튜버 김계란이 만든 QWER. 각 그룹에는 410만 틱톡커, 세계 8위 버추얼 유튜버 등이 속해 있다. [사진 타마고 프로덕션]

이들 세 그룹은 제작자와 멤버들 모두 크리에이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계란은 QWER 멤버의 개인 방송을 장려하고, 시연을 위해 웹 예능 ‘아저씨 누군데요’를 만들어 줬다. 우왁굳은 이세계아이돌 멤버를 뽑을 때부터 “버추얼 유튜버로 독립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단체 활동을 우선시하는 기존 가요기획사와 확연히 다른 행보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미디어&커머스 경영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함께 생산하고(탈중앙화) 그 결과를 나눈다(분배)는 웹3.0 정신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적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모델”이라며 “‘웹 3.0 아이돌’의 시작이라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 유튜버’ 김계란

팬들 역할이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라는 것이 ‘웹 3.0 아이돌’의 특징이다. 우왁굳은 기존 TV 오디션 방송을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들여왔는데, 이 과정에서 시청자가 심사위원이 돼 이세계아이돌 멤버를 선발했다. 데뷔곡 ‘리와인드’의 작곡가 영바이브, ‘키딩’ 작곡가 이태훈은 우왁굳 콘텐트 시청자라고 한다. 김계란은 팬 개개인이 참여자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서사를 쌓았다. 밴드 멤버 영입부터 데뷔 과정 이야기를 유튜브 채널 타마고 프로덕션에 공개했다. 팬덤명 ‘바위게’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과 함께 정했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는 7개월 전 올린 첫 영상 이후 1억 800만회 이상이다.

김상균 교수는 “콘텐트 제공자와 소비자가 따로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닌,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콘텐트 제작에 개입하는 ‘스토리리빙(Story-living)’ 시대”라며 “기존 팬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유대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QWER은 지난해 10월 낸 데뷔 음반 ‘하모니 프롬 디스코드’로 걸그룹 초동(발매 일주일) 순위 역대 9위에 올랐다. 이세계아이돌은 멜론 최초로 ‘명예의 전당’(발매 직후 24시간 이내 누적 앨범 스트리밍 수 100만 이상) 4회를 기록했다. 강수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이들은 크리에이터로서 매일 팬과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팬덤을 구축했다. 가수와 팬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과정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