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민주당…제3당 도약의 조건 [신율의 정치 읽기]
호남 민주당 지지율 주춤…제3당 약진 가능성
민주당 강성 지지층, 조국신당으로 눈 돌릴 듯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여론조사 두 가지를 보면, 한국갤럽의 2월 5주 차 자체 정례 여론조사(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와 NBS 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7%,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두 여론조사 결과는 여러모로 유사하다.
우선,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39%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5%포인트 올랐다. NBS 조사에서는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 오른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 기세는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선거 구도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라면, 정당 지지율은 총선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분명 상승세다. 한국갤럽 정례조사를 기준으로 2023년 12월 첫째 주부터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을 거의 예외 없이 앞섰다. 2월 첫째 주 조사에서만 민주당에 1%포인트 뒤처졌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한국갤럽의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오른 38%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2%포인트 떨어져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NBS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NBS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오른 39%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오른 31%다. NBS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 범위 밖에서 따돌린 상황이다.
세대 간 정당 지지율 차이는 어떨까. NBS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050을 제외한 전 세대에서 민주당을 앞선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2030세대와 50대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엇비슷하지만,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다. 단, 40대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압도적이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40대를 제외한 세대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정당 지지도를 보면 더욱 흥미롭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민주당은 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NBS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50%다. 반면 국민의힘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6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은 61%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이 어떤 정당의 아성이라면, 해당 지역에서 지지율이 60% 이상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두 여론조사를 보면,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호남이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의 아성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광주·전라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약진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진보적 성향 유권자들이 주목할 수 있는 제3의 정당이 출현한다면, 호남 지역에서 충분히 약진할 수 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이 호남 지역을 휩쓸었을 때,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35% 정도였다(한국갤럽 기준). 현재 호남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이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제3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호남에서 나름 선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제3당으로 조국 전 장관의 ‘조국혁신당’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를 꼽을 수 있다. 두 정당이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나 NBS 조사 모두, 조사 시기상 조국신당 지지율을 포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한국리서치가 2월 25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18세 이상 남녀 3003명을 대상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응답률은 17.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이번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에 투표할 정당’을 묻는 항목에서 ‘조국신당’이라는 응답자가 9%에 달했다. 반면 새로운미래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1%에 불과하다. 조국신당의 약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미래를 제치고 조국신당이 대두되는 이유는, 현재 민주당 상황과 관련 깊다.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강성 지지층 중 일부가 조국신당으로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강화된다면, 조국신당은 7석에서 8석 정도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당연히 민주당 의석은 줄어든다. 또한, 새로운미래의 ‘미래’ 역시 불투명해진다.
변수는 있다. 현재 새로운미래에 합류하려는 민주당 탈당파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 명의 의원을 확보한 새로운미래의 경우, 5명 이상 민주당 의원이 합류하면 기호 3번을 노릴 수 있다. 선거에서 몇 번을 달고 뛰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기호 효과 때문이다. 앞 번호를 달수록 득표율이 높아지는데, 이는 실증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민주연합을 통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면, 새로운미래의 약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혹자는, 탈당 친문 의원들이 조국신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반문할 수 있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국 전 장관이 갖는 친문의 상징성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이 2심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탈당파들은 무시할 수 없을 테다. 탈당 친문 입장에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려면 또 다른 사법 리스크를 가진 정당에 합류해서는 안 된다 생각할 수 있어서다. 이뿐 아니라, 조국신당으로 갈 경우, 중도층 지지를 얻기 어렵다. 조국 전 장관과 함께할 경우, 조국 사태 당시의 ‘불공정 심판론’에 다시 휩쓸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탈당 친문 의원들이 조국신당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 흐름을 보면, 민심이 얼마나 민감한지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 쪽이 패배할지 모르지만, 여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순응하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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