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두 뺨 물든 봄 얼굴 꽃 폈네
바야흐로 봄이다. 겨울이 따뜻했던 올해는 벚꽃 개화 시기도 평년보다 1~7일 늦춰진다고 한다. 성큼 다가온 봄을 맞이하다 보면 화장품도 점검하게 마련이다. 안색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두 뺨에 봄을 얹어줄 화장품을 찾는 이들에게는 ‘블러셔’를 추천한다. 두세 번의 붓질로 피부에 생기를 북돋아 주는 블러셔 베스트셀러는 어떤 제품이 좋을까.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전문가 평가단과 함께 블러셔 베스트셀러를 평가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달 하나의 뷰티 카테고리를 선정해 전문가 평가단과 함께 블라인드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번 평가 아이템은 ‘블러셔’다. 블러셔가 뭔지 모르는 이들도 많을 테다. 하지만 ‘볼터치’라고 말하면 “오!”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일부는 ‘볼터치’로 기억하고, 누군가는 ‘치크’ 또는 ‘블러쉬’로 부르는 블러셔 제품군은 광대뼈를 중심으로 색감을 더해줘 자연스럽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웃었을 때 도드라지는 광대뼈에 음영을 넣어주는 식으로 활용되는 게 블러셔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인기 블러셔 제품을 중심으로 전문가 집단과 함께 블라인드테스트를 하기 위해 화장품 주요 유통 채널의 베스트셀러를 먼저 수집했다. CJ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그리고 주요 백화점의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참고해 블라인드테스트 평가 제품 다섯 가지를 먼저 선정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광고나 협찬을 받지 않고 ‘내돈내산’으로 전문가 평가를 10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블러셔 평가에서 5개 평가제품군은 주요 유통채널의 베스트셀러 1위 가운데 우선 선정했다. 백화점과 11번가에서 1위에 오르고 올리브영 톱5에 랭크된 ‘크리니크 치크팝’(3.5g·3만6000원), 최저가 제품이자 올리브영과 11번가의 베스트셀러에 모두 오른 ‘롬앤 배러 댄 치크’(4g·6600원·11번가 가격)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최고가 제품군인 ‘디올 루즈 블러쉬’(6.4g·7만2000원)를 평가 제품군에 추가했다.
블러셔는 여러 색상이 두루 담긴 ‘팔레트’ 타입과 한 가지 색상을 공략하는 종류로 나뉜다. 이번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는 팔레트와 단색 블러셔가 베스트셀러로 두루 추천됐으나 단색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따라서 올리브영 톱5인 ‘3CE 무드레시피 페이스 블러쉬’(5.5g·1만8000원·올리브영 가격)와 ‘메이크업 포에버 아티스트 블러쉬’(4g·4만4000원)가 최종 평가제품으로 더해졌다.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권현정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참여했다. 평가단은 발색력, 밀착력, 지속력, 표현력, 모공끼임(적을수록 고점), 저자극성 등 6개 항목에 먼저 점수를 줬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사용감 위주의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매겼다. 이후 각 제품의 전성분과 1g당 가격을 고려한 뒤 최종 평가를 했다. 약 4주간 진행된 이번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1위는 ‘3CE 무드레시피 페이스 블러쉬’(4.5점)가 차지했다. 밀착력, 모공끼임 정도, 저자극성, 전성분 평가에서 호평을 받으며 사용감 중심의 1차 평가는 물론이고 최종 평가까지 1위를 굳건히 다졌다. 3CE는 국내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로레알 코리아에 인수된 탄탄한 브랜드다. 한국 뷰티 시장에서 메이크업 부문을 선도한 회사로 꼽힌다. 블러셔 카테고리에서도 안정적인 제품력을 선보였다는 게 이번 평가에서 확인됐다.
최윤정씨는 “차분한 컬러감에 펄감이 없어서 우아한 피부 핏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특별히 단점이 보이지 않았다”며 “브러쉬를 굴려서 톡톡 털어 바르기에 최적화된 제품인 데다 가성비까지 좋았다”고 평가했다. 권현정 원장은 “발색력이 우수했다”며 “뭉치지 않고 보이는 색 그대로를 표현해준다. 원래의 색 그대로 발색이 되는 게 장점인데 가루가 약간 날린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다”고 말했다.
2위는 ‘롬앤 배러 댄 치크’(3.5점)였다. 저자극성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가성비가 돋보이는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정숙 교수는 “발색이 진하지 않고 은은해서 얼굴빛을 환하게 밝혀주는 타입”이라며 “입자가 곱고 모공 끼임도 적어서 보송하게 피부 연출이 가능하지만 발색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공동 3위가 나왔다. ‘디올 루즈 블러쉬’와 ‘크리니크 치크 팝’이 2.75점으로 공동 3위에 나란히 올랐다.
디올 제품은 밀착력과 모공끼임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이 제품에 대해 권현정 원장은 “색상 자체는 진한 편인데 발랐을 때 발색이 맑게 되는 게 장점”이라며 “제품에 내장된 브러쉬와 잘 맞아서 메이크업 초보가 활용하기에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최윤정씨는 “제품 색과 달리 발색이 자연스럽다. 펄이 없는데 가루날림이 비교적 적고 단단해서 사용감이 괜찮았다”며 “성분이나 제품력이 뛰어나서 모든 항목에서 평균 이상의 제품이었으나 가격이 비싼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표현력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건 크리니크 제품이었다. 메이크업을 잘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제품일 것으로 분석된다. 고진영 원장은 “펄감이 있어서 발색이 자연스럽고 화사하다. 가성비가 아쉽지만 피부 상태와 무관하게 사용하기에 편하고 피부를 반짝이고 맑게 표현해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크리니크 제품에 대해 김정숙 교수는 “바르는 횟수에 따라 다양하게 컬러 연출이 가능하다. 펄감이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장점”이라면서도 “전성분에 주의성분이 여럿 포함되고 가격이 비싼 게 아쉽다”고 했다. 최윤정씨는 “프라이팬 등 제품 코팅에 쓰이는 피티에프이 성분이 포함된 점, 색소 성분이 포함된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5위는 ‘메이크업 포에버 아티스트 블러쉬’(1.5점)였다. 발색력, 지속력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가성비가 발목을 잡았다. 김정숙 교수는 “피부에 자연스럽게 밀착되고 은은한 펄감이 얼굴에 생기를 준다”면서도 “가루날림이 심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색감 표현이 뛰어난 이 제품에 대해 권현정 원장은 “발색력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색상이 진해지면 양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