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정체 알려질까…진품인증 소송에 눈길

최승우 2024. 3.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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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이자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의 정체가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카츠는 "페스트 컨트롤은 뱅크시 작품의 공식 검증 기관이고 나는 진품 인증을 위해 이들에게 50파운드를 지불했다"며 "그들은 3년간 답변이 없었고 우린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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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품 인증 요청 급증…결국 수집가들 소송
“뱅크시, 법정서 결국 실명 공개해야 할지도”

영국의 거리 미술가 겸 공공장소 낙서 예술가이자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의 정체가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그의 작품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소송이 제기되면서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최근 런던의 미술 수집가 니키 카츠 등 2명이 뱅크시의 판화 ‘원숭이 여왕(Monkey Queen)’의 공식 인쇄본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거부되자 법적 조치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시의 2003년작 ‘원숭이 여왕’은 총 750개 에디션이 제작됐으며 이 가운데 그의 서명이 들어간 작품은 150개다. 뱅크시는 본인이 제작한 판화 등에 전부 서명을 남기지 않고 일부에만 서명을 해왔기에, 위조품이 다수 유통되자 진품 인증을 받으려는 수집가들이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보로디안카에 보존돼 있는 뱅크시의 벽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뱅크시의 공식 작품 보증 기관이자 작품 판매를 주관하는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에는 정품 인증서 신청이 매달 최대 700건 접수되고 있다. 페스트 컨트롤은 2008년 뱅크시가 세운 회사로, 위작들이 온라인에서 대거 유통되면서 이 회사를 통해 진품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신청이 폭증하면서 일부 수집가는 정품 인증서를 받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은 뱅크시의 위조품이 이베이 등 온라인상에서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가운데 부각됐다. 위조품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뱅크시 정품 판화 가운데 적지 않은 작품이 이미 분실 혹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츠 등도 페스트 컨트롤에 진품 여부를 문의했으나 3년간 답변을 받지 못했고, 결국 계약 위반으로 이 회사를 고소했다. 카츠는 “페스트 컨트롤은 뱅크시 작품의 공식 검증 기관이고 나는 진품 인증을 위해 이들에게 50파운드를 지불했다”며 “그들은 3년간 답변이 없었고 우린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뱅크시는 자신의 회사 외에는 누구도 그의 작품을 검증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에, 다른 미술품과 달리 페스트 컨트롤 외 다른 전문가들에게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며 “뱅크시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뱅크시의 2003년작 판화 ‘원숭이 여왕(Monkey Queen)’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페스트 컨트롤 측은 “우리의 인증 절차는 매우 엄격하고 때로는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면서 “지금까지 수천 건의 진품 인증서를 발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가디언은 “수집가들과의 분쟁이 결국 법정에서 끝난다면 뱅크시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시는 그가 활동을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수십년간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까지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1974년생의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이 유일하다.

한때 영국의 유명 밴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이 투어 공연을 위해 장기 체류했던 도시에서 공연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뱅크시의 작품이 발견되면서, 매시브 어택의 보컬이자 래퍼인 로버트 델 나자가 뱅크시라는 소문이 힘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델 나자는 “뱅크시는 나와 각별한 친구이며 공연에 몇 번 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 외에 영국의 미술 관련 TV 프로그램 진행자, 전직 공립학교 미술교사 등이 뱅크시라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뱅크시 측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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