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먹느니 라면 사요” 과일 대신 가공식품 찾는 저소득층

권민지 2024. 3. 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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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과일·채소 가격에 저소득층의 영양 상태가 위협받고 있다.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싸진 과일·채소 소비를 줄이고 저렴해진 가공식품 소비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과일·채소류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저소득층은 관련 소비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농식품 소비 통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과일류, 우유류, 채소류의 섭취량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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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사과·배·토마토 가격 폭등
라면·햄·냉동식품·소시지 가격은 하락
만다린·두리안 들여온다지만 실효성 의문


치솟는 과일·채소 가격에 저소득층의 영양 상태가 위협받고 있다.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싸진 과일·채소 소비를 줄이고 저렴해진 가공식품 소비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영양 결핍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과일 물가는 1년 전보다 40.6% 올랐다. 3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채소 물가도 1년 새 12.2% 상승해 과채류 소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귤(78.1%) 사과(71.0%) 배(61.1%) 토마토(56.3%) 등 흔히 소비하는 품목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과실 품목 19개 중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망고(-10.5%)와 아몬드(-2.0%)뿐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공식품 가격은 1.9% 오르는 데 그쳤다. 가격이 내린 품목도 23개다. 라면(-4.8%), 시리얼(-3.8%), 국수(-1.2%) 등 주식을 대체할 수 있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하락했다. 햄 및 베이컨(-3.6%), 냉동식품(-2.0%), 소시지(-1.5%) 등도 1년 전보다 저렴해졌다.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의 가격 격차가 커지는 상황은 저소득층의 영양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고물가로 줄어든 식사량에 식사의 질마저 낮아질 수 있어서다. 이미 저소득층의 식사량은 줄어들고 있다. 1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액은 지난해 4분기 평균 4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2.4% 늘었다. 그러나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3.9% 감소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의 실질 지출이 7.7% 줄었다. 식료품 지출 비용은 늘었지만 실제 섭취한 식료품의 양은 줄었다는 뜻이다.

과일·채소류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저소득층은 관련 소비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농식품 소비 통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과일류, 우유류, 채소류의 섭취량이 많다.

특히 과일류와 채소류의 소비가 소득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소득 하위 25% 가구의 과일류 섭취량은 하루 135.9g인 반면 소득 상위 25% 가구의 섭취량은 206.2g으로 약 1.5배 더 많았다. 채소류 섭취량도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저소득층 가구의 채소류 섭취량은 268.6g인 반면 고소득층의 채소류 섭취량은 310.2g이었다.

정부는 만다린, 두리안 등에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해 수입량을 늘려 과일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 완화에는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수입 과일 섭취량이 적기 때문이다. 소득 하위 25% 가구의 수입 과일 섭취량은 하루 141.5g으로 소득 상위 25% 가구(216.0g)의 65%에 그쳤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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