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윤 “수련생 없다고 병원 안 돌아가는 건 문제…약사·한의사 투입 고려 안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0일 “수련생이 없다고 병원이 안 돌아가는 현행 시스템은 진짜로 문제가 있다.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공의는 사실 수련을 받는 분”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병원에서 인턴으로 1년, 진료과목을 정한 레지던트로 3∼4년 수련하는 의사를 칭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소위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의 전공의는 2745명으로, 전체 의사(7042명)의 40%를 차지한다.
성 실장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만들어 드리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지금 환자와 함께 있는 간호사의 어려움이 없게 해 드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역할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수술 보조를 포함해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해온 PA 간호사의 역할은 불법이었지만, 이를 제도화해 합법적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현재 의료 공백 사태를 막고 장기적으로는 의료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8일부터 간호사가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이나 약물 투여 등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성 실장은 “간호법이 됐든, 의료법을 개정하는 형태가 됐든 제도적으로 간호사가 환자와 함께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관련 직역인 한의사와 약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선 “당장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의사, 약사 등을 망라한 직역 권한 조정은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문제라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성 실장은 전날 채널A 뉴스에 출연해선 의료계 일각에서 현장에 남아 있는 전공의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소신껏 본인 임무를 수행하는 분들에게 위협적 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 확충 방침을 “필요한 작업”이라며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바로 지금 우리가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줄인 정원(351명)을 원상 복구하는 수준을 포함해 의대 정원 관련 '절충론'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도 성 실장은 정부가 제시한 증원 규모인 2000명에 대한 변화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40개 대학에서 3401명 증원 요청이 들어왔는데, 2000명이라는 숫자와 대학 여건을 고려해서 의대별로 분배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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