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시급 19만원 고연봉 ‘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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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지난해 평균 753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5대 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에게 1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
신한금융지주는 9명 중 7명, 하나금융지주는 8명 중 3명, 우리금융지주는 6명 중 4명에게 평균을 웃도는 800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7명은 1인당 평균 390시간을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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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지난해 평균 753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외이사는 근무 시간이 짧은데 시급으로 환산하면 19만원에 이를 정도로 보수가 높다.
10일 5대 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에게 1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억대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는 KB금융에만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9명 중 7명, 하나금융지주는 8명 중 3명, 우리금융지주는 6명 중 4명에게 평균을 웃도는 800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7명에게 평균 5700만원을 줘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7명은 1인당 평균 390시간을 근무했다. 여기에는 의안을 검토하는 데 개인적으로 들인 시간이 포함됐다. 길어야 3시간이면 끝나는 이사회 시간으로만 따지면 실근무 시간은 훨씬 줄어든다. 이들은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사실상 일을 하지 않는 달에도 월 400만원 상당의 기본급을 받는다. 이사회에 참석하면 100만원이 지급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각종 소위원회에 얼굴을 내비쳐도 별도 수당이 나온다. 일부 금융지주는 골프장 예약 등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지주 계열사가 사외이사가 속한 기관이나 단체에 기부금을 주거나 늘린 경우도 있다. KB증권은 2020년 KB금융 오규택 이사가 취임한 뒤 그가 소속된 한국재무학회 기부금을 연 1000만원(2019~2021년)에서 7000만원(2022년)으로 늘렸다. 우리금융은 송수영 이사가 근무 중인 법무법인 세종과 1400만원 상당의 법률 자문 계약 2건을 체결했다. NH농협은행은 하경자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가 NH농협금융 이사로 부임한 뒤 소속 대학에 1억원을 맡겼다. 모두 이해 충돌이나 대가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쏠쏠한 혜택을 챙겨가지만 제대로 된 감시자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가 성행하고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등이 해외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관련 안건은 이의 없이 100% 통과됐다.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채용 비리 등 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신한·하나·우리금융에 사외이사를 연임시키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신한금융에서는 8명이, 하나금융에서는 6명이, 우리금융에서는 4명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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