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채과다·경영부실 부동산 기업, 파산·구조조정”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무부처 장관이 부실 부동산 기업의 파산을 경고했다. 지난 1월 홍콩 법원이 부채 443조 원대의 부동산 그룹 헝다(恒大)의 청산을 명령한 데 이어 중국 당국 역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인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취업 박람회를 늘이는 등 ‘춘풍(春風) 행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정부)의 상하 관계를 확립한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는 11일 오후 31년 만에 총리 기자회견 없이 폐막한다.
니훙(倪虹) 주택 및 도농건설부 부장은 9일 민생 관련 기자회견에서 “부채가 자산보다 많거나 경영 능력을 상실한 부동산 기업은 법치주의와 시장화 원칙에 따라 파산해야 할 기업은 파산시키고, 구조조정을 해야 할 곳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니 부장은 “부동산은 거주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시종 견지하며 주택 공급 체계를 개선하겠다”라고도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연이어 “주택은 투기용이 아닌 거주용(房住不炒)“ 문구를 제외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의지는 여전하다고 강조한 발언이다.
니 부장은 “2023년 개별 부동산 기업은 자본 사슬의 붕괴, 부동산 시장의 조정 등 리스크와 도전에 직면했다”며 올해 부동산 정책의 3대 주안점으로 '시장 안정, 리스크 방어, 구조조정 촉진'을 꼽았다.
이런 정부 입장 표명에 관련 전문가는 부동산 기업의 채무 조정, 즉 ‘디레버리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위자(李宇嘉) 광둥성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강조한) 기존 미판매 주택을 해소하는 과정이 부동산 개발 업체들에 금융 비용과 운영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질서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장 “고용 압박 감소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6월 경기 침체 영향으로 16~24세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 올해 1월 통계를 재학생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조정해 14.6%로 떨어졌다고 발표했지만, 고용 압박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왕샤오핑(王曉萍)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부 부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대학 졸업생은 1179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라며 “취업 총량에 대한 압력은 줄지 않았고, 구조적 모순 역시 해결이 필요하며, 일부 노동자들이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일자리 안정, 취업 경로 확대, 취업 기술 개선, 고용 서비스 최적화, 핵심 집단 보호 등을 위해 (실업 해소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청년 고용 촉진을 위한 정책 조치를 강화하고, 시장 지향적인 경로를 확대하며, 공공 일자리 규모를 안정시키고, 평생 일자리와 창업 지도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특히 올해 들어 취업박람회를 전년 동기 대비 20% 늘린 3만2000회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춘풍행동’ 시행 계획을 밝혔다. ‘유연한 취업’이라고 부르는 비정규직과 파트타임 고용까지 강조하는 등 청년 실업 해소에도 총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당강정약 확립…양회 중요성 낮아져”
올해 양회는 11일 오후 3시(현지시간) 전인대 3차 전체회의를 끝으로 총리 기자회견 없이 폐막한다. 폐막식에서는 정부업무보고와 예산안, 국무원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총리 기자회견 폐지를 깜짝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정책은 당 중앙이 결정하고, 국무원(정부)은 정책을 단순 집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이번 양회가 이른바 ‘당강정약(黨强政弱)’을 재차 확립한 무대였다는 뜻으로, 향후엔 그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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