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 공격수 이언주의 변신, 민주당 후보 되다

박성우 2024. 3. 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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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정 경선 승리... 과거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비난

[박성우 기자]

▲ '민주당 복당' 선언한 이언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대의에 함께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7년간 바깥에서 온갖 모진 풍파와 설움을 겪으면서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며 "정치적 뿌리인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이언주 전 의원이 경기 용인정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지난 9일 확정됐다. 2월 16일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지역구 후보로 나서게 된 것

비록 경선을 통한 후보 확정이지만 이언주 후보는 과거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정부, 민주당을 줄곧 비판해왔다. 그런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모습을 두고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이 뒤따른다. 이 의원은 2017년 민주당 탈당 이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미래통홥당(현 국민의힘)을 거쳐 다시 민주당에 돌아왔다. 과거 이 후보의 발언들을 살펴봤다.

이언주, 이재명 향해 "구속될지도 모르는 사람" "대장동게이트 설계자" 비난

이언주 후보는 2022년 8월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당헌 80조를 개정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한심하다. 민주당은 당의 운명을 이재명 의원한테 걸 모양"이라며 "대장동 사건, 김혜경 법카 등등 현재까지 나온 의혹들로 보아 이재명 의원이 과연 기소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의 '사법 리스크'에 당의 운명을 거는 도박을 하다니, 민주당도 사당화되어가는 모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민주당은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검찰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는 내용의 당헌 80조를 1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아야 직무를 정지하도록 개정해 이재명 대표를 위한 개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21년 10월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을 두고도 페이스북에 "수천억 대장동 게이트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경기도 부동산 개발 게이트의 용의주도한 설계자일 수도 있는 이재명 후보를 민심이 허용할 리가 있겠나"라며 "결국 민주당은 그들만의 우물 속에 갇혀 본선에서 떨어질 사람, 중대범죄로 구속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내놓는 실책을 범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해 9월에도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그걸 민·관 합동으로 해서 성남이 나눠 가졌다고 큰소리 치는데 웃기지 말라"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그 수익을 나눠가진 공범"이라고 비판했었다.

문재인 정부엔 "최순실보다 못하다" 조롱... 내란선동죄로 문 전 대통령 고발도
 
 . 지난 2019년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사상최악의 서민 죽이는 경제파탄에 북한바라기, 균열된 한미동맹과 일본, 중국 등 외교적 고립, 그런데도 오로지 과거사에만 매몰된 희망없는 국정. 최악의 국정 아닌가"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최순실 비선보다 못한 지금의 국정을 보며 그럼 최순실이 지금 문 대통령과 청와대보다 낫다는 말"이라고 조롱했다.
ⓒ 이언주 후보 페이스북
 
또한 이언주 후보는 최근 몇 년간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해왔다. 2019년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사상최악의 서민 죽이는 경제파탄에 북한바라기, 균열된 한미동맹과 일본, 중국 등 외교적 고립, 그런데도 오로지 과거사에만 매몰된 희망없는 국정. 최악의 국정 아닌가"라며 "최순실 비선보다 못한 지금의 국정을 보며 그럼 최순실이 지금 문 대통령과 청와대보다 낫다는 말"이라고 조롱했다.

같은 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민주당은 큰 정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시장에 직접 개입하고 경영권을 박탈해 기업과 서비스산업의 국유화를 꾀하고 있다.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이건 사민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 후보는 2019년 9월, 경찰 개혁 메시지를 발표한 문 대통령을 두고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고발 당시 "지금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사실 검찰 개혁이 아닌 검찰 개악"이라며 "이것은 조국이라는 사람을 장관으로 머무르게 해서 방탄 장관을 만들어서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사회주의 민주당과 정치철학 완전히 다르다"던 이언주
 
▲ 이재명 배웅받는 이언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언주 전 의원과 차담회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이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 공동취재사진
 
단순히 이언주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문제는 아니다. 정치인을 향한 비판은 필요한 지점이다. 오히려 이런 비판을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적 정치인의 덕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후보의 비판 내용이 지금까지 민주당이 내세우는 가치와 대치한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의 소위 '대장동 의혹'에 '공범'이라고 비판하고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당화로 향해간다는 이 후보의 발언은 지금까지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반박해 온 내용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를 두고 "최순실보다 못하냐"고 비난하고 민주당이 "사회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며 색깔론과 낙인 찍기를 한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알맞은 후보라고 할 수 있는지도 논쟁 거리다.

이 후보는 과거 자신과 민주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다고 말했었다. 2018년 <미래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민주당 탈당에 대해 "문재인 당 대표 이후 민주당의 사회주의적 색채랄까, 그런 경향이 본격화됐다"며 "내 양심과 반하는 걸 주장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게 너무 괴로워 탈당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2020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냥 민주당에 있을걸 그랬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냐는 질문에 "지금의 민주당은 내 정치철학이나 가치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면서 "사회주의로 가고 있는데, 내가 민주당에 계속 있으면서 그런 것을 편들어야겠는가? 공수처 같은 것도 찬성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을 텐데, 결국 못 견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2024년, 이언주 후보는 복당 신청 당시 민주당 탈당에 대해 "(2017년 당시) 안철수 현상에 들떴던 저는 새 정치를 꿈꾸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제 생각이 짧았다"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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