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100억 적자…부산대병원, 전공의 공백에 비상경영 돌입
의대 증원 정책을 놓고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병원 재정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전공의 87%가 사직한 부산대병원이 결국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도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10일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병원 내부 게시판에 정성운 병원장 이름으로 ‘부산대병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게시했다.
정 원장은 이 글에서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의 헌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실적인 문제로 비상 경영 상황까지 맞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의 중증, 필수 의료 중심(병원)이라는 자부심 아래 현명하게 이겨내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혜와 힘을 조금만 더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장은 “현장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의 글은 최근 전공의 246명의 87%가량인 216명이 사직하고, 지난 1일부터 출근이 예정됐던 전임의 27명 중 22명이 임용을 포기하는 등 의료진 부족 사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부산대병원은 수술 건수가 많이 줄었고 병상 가동률도 40∼50% 이하로 떨어져 이번 달에만 100억원대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 경영 악화 “비상 경영 불가피”
비상 경영체제 전환에 따라 병원은 병동 통합과 함께 직원 대상 휴가 사용 촉진, 무급휴가 도입 예정, 연장근로 제한, 인원 동결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결정이 근로조건 악화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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