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만으로 모르는 녹내장…근시·노화 있다면 주의[콕!건강]

이춘희 2024. 3. 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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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높은 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안압이 일반적인 정상 범위에 있어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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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높은 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안압이 일반적인 정상 범위에 있어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초기 자각이 어려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녹내장이 꽤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어 근시가 있거나 노화가 진행 중이라면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 검사를 위해 시야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사진제공=김안과병원]

녹내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안압이 시신경을 손상해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때의 '높은 안압' 특정 수치가 아닌 개개인의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적정 안압보다 높은 수준을 뜻한다. 고령층에서 녹내장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나이가 들면 안구 노화로 인해 시신경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안압의 범위는 10~21㎜Hg다. 이 때문에 안압이 해당 범위 안에 있으면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상안압의 범위는 녹내장이 아닌 사람들의 안압을 통상적으로 측정했을 때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정상안압 범위 안이라고 해서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긴 어렵다. 개인별로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은 '정상안압' 범위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견디지 못한다면 안압이 15㎜Hg 정도만 되어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높은 안압도 잘 버티는 눈이라면 안압이 30㎜Hg까지 상승해도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또 각막이 얇거나 물렁한 사람은 안압이 낮게 측정될 수 있어 실제 안압이 높지만 정상인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중기 이상이 되면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운전 시 주변 차량이 차선 변경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테니스를 할 때 일정 순간에 공이 오는 것을 놓치고 계단을 내려갈 때 발을 헛디디는 등 일정 시야 범위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을 포함해 녹내장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안압을 낮춰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 진행을 막는 것이다. 안약을 눈에 점안하는 약물 치료를 주로 시행하게 되고 이때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안압이 조절되더라도 시야가 나빠지는 증상이 이어지면 레이저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녹내장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을 통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음주나 흡연 등 안압이 올라갈 수 있는 행동은 가급적 피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압 조절 여부와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시가 있거나 눈의 노화가 진행 중이라면 정상안압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정종진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전문의는 “정상안압 녹내장은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노화와 함께 시신경이 약해질 수 있는 40세 이후라면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며 “만약 정상안압 녹내장을 앓고 있다면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안압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게 중요하고 눈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자전거,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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