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세차원 '새벽 문자'에…"내가 누군 줄 알고" 폭행한 건물주
새벽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출장세차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건물주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60대 건물주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저녁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식당에 50대 출장세차원 B씨를 부른 뒤, 욕설하고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남 역세권에 건물을 보유한 A씨는 B씨가 새벽 시간 자신의 차 세차를 끝낸 뒤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당일 직원을 시켜 B씨를 식당으로 부른 뒤 옆자리에 앉혔다. 그러면서 "내가 뭐 하는 사람인 줄 알고 새벽에 문자를 보내냐"라며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툭툭 때리거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욕설했다.
이에 B씨가 "다른 고객들에게도 새벽에 문자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자 동석한 건물 주차관리인 C씨가 난데없이 B씨에게 물컵을 집어 던지고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다.
재판부는 "A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상해의 고의나 그 결과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응급실에서 진료받았던 점 등 진료 기록에 비춰보면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B씨에게 출장 세차를 직접 의뢰한 또 다른 직원에게 "다 너 때문이다"라면서 귀를 잡아당기는 등 때린 혐의(폭행)로도 기소됐다. 이 직원과는 합의한 점이 고려돼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폭행죄는 상해죄와 달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다.
재판부는 주차비 정산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어 동료를 삽으로 폭행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된 C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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