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 ‘밤새 별 보는 메시에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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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여기저기서 기다리던 대상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9일 밤 강원도 횡성 천문인마을에서는 안시관측동호회 야간비행이 주최한 제21회 메시에 마라톤이 진행됐다.
반대로 해가 뜨면 별을 더는 관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라톤도 종료된다.
올해 2번째 메시에 마라톤에 참가한 이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녀왔던 천체관측캠프 이후 별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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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여기저기서 기다리던 대상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9일 밤 강원도 횡성 천문인마을에서는 안시관측동호회 야간비행이 주최한 제21회 메시에 마라톤이 진행됐다. 대회 참가자들은 준비한 망원경으로 메시에 목록 110개를 하룻밤 사이에 찾아야 한다. 메시에 목록은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성단, 성운, 은하와 같은 별 이외의 어두운 천체를 정리한 목록이다. 이한솔 야간비행 회장은 “춘분을 기준으로 앞뒤 한 달 동안 메시에 목록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며 “이 시기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여서 메시에 마라톤이란 행사를 한다”고 말했다.
오후 7시 해가 지자 각자 미리 설치한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해가 지면 경기는 시작한다. 반대로 해가 뜨면 별을 더는 관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라톤도 종료된다. 메시에 목록에 해당하는 천체들은 각각 관측이 가능한 시간대가 달라 전략이 필요하다. 해가 진 직후 봐야 하는 천체가 있는가 하면, 다음날 해가 뜨기 직전에 봐야 하는 천체가 있다. 밤사이 내내 떠 있는 천체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볼 수 있는 천체를 거의 다 찾고 난 다음부턴 편한 시간대가 찾아온다. 시간상 관측할 수 없는 천체들이 떠오르길 기다리는 시간대인 오후 9시 30분에 주최 측은 ‘오로라와 별 보기의 공통점’과 ‘봅시다, 별’이란 제목으로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강의도 진행했다. 원종묵 씨의 오로라 강의에선 오로라의 극대기와 나타나는 지역들을 소개했다. 김승희 씨의 봅시다, 별 강의에서는 안시(眼視)로 보면 좋은 별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 후엔 참가자들을 위한 야식이 준비돼 있다. 족발과 컵라면, 과자로 허기를 달래고 나면 다시 천체관측을 이어갔다.
영하 3도의 추운 날씨를 버티고 견뎌낸 우승자는 고등학교 1학년 이성재 군이다. 104개를 찾은 이 군은 정태화(43) 씨와 같은 기록을 보였지만 망원경의 구경이 작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록일 경우 망원경 구경이 작은 참가자에게 우위를 준다. 그래서 2위는 정 씨가, 3위는 명경일(43) 씨가 차지했다. 이 군은 우승 소감으로 “어렸을 때부터 메시에 마라톤에 참가하는 게 소원이었다”며 “메시에 마라톤을 망설이는 친구들에게 일단 한번 도전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2번째 메시에 마라톤에 참가한 이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녀왔던 천체관측캠프 이후 별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부모님은 이 군을 전국 천문대에 데리고 다니며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왔다. 부모님의 도움 속 이 군은 지난 대회서 106개를 찾아 4위를 차지했다. 어머니 박영교(51) 씨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가 있으면 사춘기를 넘기기 좋을 거 같아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는데 대회에 우승까지 해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의 기록지엔 자신이 찾은 천체의 목록과 시간이 빼곡이 쓰여있었다. 관측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눈으로 식별한 천체를 본인의 양심에 따라 기록하게 된다. 밤을 새우며 별을 찾다 보면 관측 실력이 월등히 좋아진다. 대회를 한번 겪고 나면 별 관측에도 자신감이 붙는다. 별을 보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겸 한번 도전해볼 법한 대회다.
횡성=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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