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최악의 시나리오' 찾아왔다…더 커진 '백업 전락' 위기

김명석 2024. 3. 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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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지난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주말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지난 두 경기, 소속팀은 2연승을 내달렸다. 김민재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김민재는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 마인츠05전 선발에서 제외됐다. 사흘 전 라치오(이탈리아)와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장에 이어 공식전 두 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김민재는 후반 30분 교체로 투입돼 15분가량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데 그쳤다.

지난 라치오전에선 1분도 뛰지 못한 반면 이날은 그라운드라도 밟았으나, 이마저도 큰 의미를 둘 교체 출전은 아니다. 김민재가 에릭 다이어 대신 투입되던 후반 30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7-1로 크게 앞선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필요했던 상황이라기보다는,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의 교체 의미가 더 컸다.

실제 이날 토마스 투헬 감독이 후반에 교체로 불러들인 선수는 토마스 뮐러와 르로이 사네, 다이어, 자말 무시알라로 팀의 주축 선수들이었다. 김민재와 동시에 교체로 투입된 선수가 이번이 분데스리가 두 번째 출전인 2001년생 브리안 사라고사라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지난 두 경기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지난 라치오와의 16강 2차전은 바이에른 뮌헨의 8강 진출 여부가 걸린 무대였다. 1차전에서 0-1로 졌던 만큼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에서 김민재가 선발에서 제외된 것이다. 여기에 바이에른 뮌헨이 여전히 역전 우승을 포기하지 않은 분데스리가 경기, 라치오전 이후 나흘도 채 안 지난 시점에 치러진 이 경기에서조차 김민재는 선발라인업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 에릭 다이어(왼쪽)와 마테이스 더리흐트. 사진=게티이미지

하필이면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완전히 반등에 성공했다. 라치오전 3-0 완승에 이어 마인츠를 상대로는 무려 8-1 대승을 거뒀다. 지난달 한때 공식전 3연패 늪에 빠졌다가 다시 연승 가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은 3승 1무 3패의 성적을 거뒀는데, 공교롭게도 3승이 지난달 라이프치히전 포함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세 경기에서 나왔다. 1무 3패에 그친 경기들은 김민재가 선발로 나선 경기들이었다. 김민재가 팀 성적 부진의 원인이 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반등에 성공한 과정에서 김민재의 존재감이 없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백업으로 전락한 듯한 이 상황이 자칫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사실상 김민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한 듯한 다이어는 이날 지상볼 경합(4회)과 공중볼 경합(1회) 승률 100%를 기록하고, 클리어링(3회) 등 수비 지역에서 나름 존재감을 보였다. 패스 성공률도 92%를 기록했다. 마테이스 더리흐트 역시 수비와 빌드업 부문 모두 큰 부족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지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빌트는 지난 라치오전에 이어 이날도 다이어와 더리흐트 모두 평점 2점을 매겼다. 독일 매체 평점은 1~6점으로 나뉘고, 숫자가 적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그동안 김민재가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쳐도 쉽게 받지 못하던 평점을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은 두 경기 연속 받은 셈이다.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니 김민재가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헬 감독 입장에선 굳이 다이어-더리흐트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진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하필이면 바이에른 뮌헨은 내달 중순에나 있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전까지는 당분간 주중 리그 없이 주말에만 분데스리가 경기 일정만 이어진다.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 과정에서 김민재가 주전으로 재도약하는 기회가 찾아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하면서 팀이 흔들리지 않는 한, 김민재가 처한 안타까운 상황은 자칫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김민재에겐 최악의 상황이다.

한편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의 해트트릭과 레온 고레츠카의 멀티골, 뮐러, 무시알라, 세르쥬 나브리의 연속골을 더해 마인츠를 8-1로 대파했다. 승점 57(18승 3무 4패)을 기록한 바이에른 뮌헨은 한 경기 덜 치른 바이어 레버쿠젠(승점 64)과 격차를 7점으로 좁혔다. 다음 경기는 일주일 뒤인 오는 16일 다름슈타트98 원정이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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