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에 밀린 김민재, 4옵션은 아니었다…'배바지' 입고 교체 출전→우파메카노는 제쳐

김정현 기자 2024. 3. 10. 07: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에릭 다이어에 밀린 김민재가 일단 교체로 경기에 출전해 2경기 연속 결장하지 않았다. 

김민재가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마인츠와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다. 

뮌헨은 최근 들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태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바이엘 레버쿠젠, 라치오, 보훔에 연달아 패배를 당해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RB 라이프치히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뮌헨은 프라이부르크와 비기기는 했으나 라치오전에서 3-0 대승을 거둬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확정과 함께 3경기 무패를 달성했다.

다만 뮌헨이 레버쿠젠과 함께 분데스리가 경쟁을 이어갈 생각을 하면 갈 길이 멀다. 현재 뮌헨은 레버쿠젠보다 승점 10점이 부족한 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 희망을 이어가려면 마인츠와의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했다.

매섭게 쫓아오는 슈투트가르트의 추격도 따돌려야 했다. 뮌헨은 승점 단 1점 차로 간신히 슈투트가르트보다 높은 순위를 유지 중이었다. 마인츠전에서 패배한다면 우승 경쟁은 물론 2위 수성도 힘들어질 수 있었다. 마인츠전은 여러모로 뮌헨에 중요한 경기였다.

마인츠도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심하게 흔들리던 마인츠는 1월 휴식기 전후로도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고,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매 시즌 중위권 자리는 지키던 마인츠는 이번 시즌 추락을 거듭한 끝에 강등 위기에 처해 있다.

마인츠는 이재성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재성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출전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마인츠에 헌신했다. 흔들리는 마인츠에서 몇 안 되는, 경기력이 준수한 선수인 이재성은 당장 직전 경기였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경기에서도 시즌 첫 번째 도움을 기록했었다. 이번 시즌 이재성의 기록은 2골 1도움.

국내 팬들도 기대하는 경기였다. 뮌헨의 김민재와 마인츠의 이재성이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만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두 선수의 이번 시즌 활약을 고려하면 팬들이 기대할 이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뮌헨이 지난 경기에 이어 김민재를 또다시 벤치에 앉혀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 뮌헨은 아서 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내보냈는데, 다이어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자 이번 경기에서도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를 선택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은 4-2-3-1 전형이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알폰소 데이비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에릭 다이어, 조슈아 키미히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트 라이머가 허리를 받쳤다.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2선에서 최전방의 해리 케인을 지원했다. 

마인츠의 보 헨릭센 감독도 총력전을 펼쳤다. 3-4-2-1 전형을 내세운 마인츠는 로벤 첸트너 골키퍼에게 골문을 맡겼다. 앙토니 카시, 조슈아 길라보기, 셉 판덴베르그가 수비를 책임졌다. 측면에는 필리프 음베네와 질반 비드머가 섰고, 중원은 나딤 아미리와 톰 크라우스가 맡았다. 요나탄 브루카르트가 공격을 이끌었고, 이재성과 브라얀 그루다가 브루카르트를 도왔다. 

예상보다 뮌헨의 공격력이 더욱 크게 마인츠를 폭격했다. 해리 케인이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무려 5명의 득점자가 기록지에 이름을 올리며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25분 해리 케인의 세 번째 골이 터진 뒤, 김민재가 교체를 준비했다. 그는 투헬 감독과 악수를 나누며 파이팅을 했다. 그는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들어갔다. 다른 날과 달리, 김민재는 배바지를 하고 경기를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폿몹 기준 김민재는 15분 간 뛰며 패스 정확도 90%(18/20), 터치 22회, 리커버리 2회, 차단과 클리어링, 헤더 클리어 각각 1회, 볼 경합과 공중볼 경합 성공 1회 씩 기록했다. 

김민재에겐 오랜만의 공식 경기 출전이다. 지난 6일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장 이후 약 170여분 만에 출전이었다. 리그 기준으로는 지난 1월에 5경기를 빠졌지만, 당시 김민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차출돼 준결승을 제외하고 5경기를 소화했다. 

뮌헨은 현재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으로 계속 수비진을 꾸리고 있다. 토트넘에서 외면받고 뮌헨으로 임대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다이어와 투헬과의 마찰로 한동안 선택받지 못하던 더리흐트의 반전 드라마다. 전반기와 후반기 수비진 조합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독일 유력 기자인 케리 하우가 라치오와의 16강 2차전 3-0 완승 이후 다이어-더리흐트 조합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저널리스트인 케리 하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1월24일 이후 첫 클린스트가 기록됐다"며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 듀오다. 그리고 (미드필더)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도 이런 식으로 독일 국가대표 후보가 돼야 한다"고 썼다.

다이어의 강점이 라치오전에서 잘 드러나면서 투헬 감독도 굳이 김민재를 먼저 집어넣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전망이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 등이 없기도 하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 전 소속팀인 토트넘에서까지 총 798분을 뛰면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독 입장에선 그 만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수비수라는 뜻이다.

수비수의 임무가 수비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실수를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방어를 해야할 때도 있지만 어쨌든 다이어의 실수 0회 기록이 인상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이어의 입지가 견고해지고 더 리흐트도 투헬의 선택을 받으면서 김민재는 세 번째 옵션으로 밀려났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다요 우파메카노는 네 번째로 크게 밀려난 상태다. 김민재 입장에선 일단 3옵션 센터백을 유지하면서 향후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할 경우 선발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얻었다.

이날 마인츠전까지 출전하지 못했다면, 김민재는 지난 2021-2022시즌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리그 막판 발바닥 부상 여파로 시즌 마지막 4경기를 결장한 뒤 약 2년 만에 두 경기 연속 결장할 뻔 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