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직관' 황선홍 감독에 동기부여된 이승우, '집관' 클린스만이 말도 안 됐던 이유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경기장을 방문하자 이승우를 비롯한 선수들이 동기부여로 충만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어디서든 선수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발언이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를 치른 수원FC와 전북현대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황 감독은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아 수원FC와 전북의 맞대결을 관찰했다. 황 감독은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후 K리그 개막전부터 현장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전북과 울산현대(울산HD)의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역시 방문했다.
선수들도 황 감독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경기 전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선수 본인들도 잘 알고 있다. 항상 경기장에서 본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모든 선수가 대표팀에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황 감독의 경기장 방문이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게끔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비록 이날 전북이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기존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진수, 김태환, 박진섭 등이 나오지 않으며 황 감독의 관찰이 어느 정도 제한되는 측면은 있었지만 그래도 권경원, 이영재를 비롯해 수원FC와 전북의 잠재적인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은 이날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특히 이승우가 빛났다. 이승우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고, 경기장에 투입되자마자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후반 2분 안데르손에게 주려던 패스가 전북 수비에 막히자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해 상대를 뚫어냈고, 순식간에 골키퍼 앞까지 다가가 반대편으로 꽂아넣는 깔끔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그밖에도 양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흔드는 드리블과 패스를 선보였다. 올 시즌 수원FC에 영입된 안데르손과 호흡도 좋았다. 기본적인 축구 센스가 좋은 두 선수가 주고받는 패스는 이따금 전북 수비를 균열시켰다.
이승우는 황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 경기에서 활약하는 데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인정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황 감독이 온 사실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이야기해주셨다"며 "모든 선수의 동기부여는 대표팀이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기 때문에 더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잠이 잘 안 오긴 했다. 최대한 잘 자려고 노력했고 골을 넣어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대표팀에 가고 싶다. 대표팀은 가고 싶다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보여준 다음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곳이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대표팀에 대한 간절함과 욕심은 그 어떤 선수보다 강하다"며 대표팀 승선이 매 경기 좋은 활약을 펼치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비단 이승우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수원FC에서 미드필더로 풀타임 활약한 2004년생 강상윤은 A대표팀 임시 감독이자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황 감독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됐냐는 질문에 "확실히 올림픽을 가고 싶다는 욕심이 있고 그 다음 목표도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대표팀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생각해서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에 찾아온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큰 자극이 된다. 아무리 스카우팅 리포트가 매경기 전달돼도 감독이 직접 볼 때 인상 깊은 경기력을 남기는 것만큼 대표팀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직전 대표팀 감독이었던 클린스만 감독의 방법론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보여준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약 1년 동안 K리그 현장 방문을 20번도 하지 않았다. 부족한 K리그 현장 방문과 외유 논란에 대해서는 '어디서든 대표팀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말로 응수했다.
어디서나 축구 감독 업무를 볼 수는 있지만, 업무에 어울리는 장소는 분명 있다. 축구 감독에게는 축구장이 그렇다. 대표팀 감독은 경기장에 오는 것 자체만으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이조차 하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이 애당초 대표팀 감독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었음을 드러내는 요소이며,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부던히 노력해야 함을 새삼 일깨워준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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