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해도 할 말 없었는데…" 권경원이 전북 팬들에 전한 감사 [현장인터뷰]

김환 기자 2024. 3. 1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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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종합운동장, 김환 기자) 권경원이 전북 현대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신에게 야유를 해도 할 말이 없었지만, 따듯하게 반겨준 친정팀 팬들을 위한 감사였다. 전북 팬들의 환대로 권경원도 마음의 짐을 약간은 내려놓은 듯하다.

수원FC 소속 수비수 권경원은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수원FC는 이승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수원FC는 전반전 전북 미드필더 보아텡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이승우가 선제골을 터트릴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나 역습 상황에서 여러 차례 노출한 위험한 장면이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원FC는 막바지까지 전북 골문을 두드렸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권경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 이어 전북과 치른 홈 개막전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후방에서 김태한과 호흡을 맞춘 권경원은 안정적인 수비와 빌드업으로 수원FC의 후방을 책임졌다. 인천전에서도 호평을 들은 권경원은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권경원 본인의 활약은 좋았지만, 결과가 아쉬운 건 여전했다. 경기 후 만난 권경원은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미 경기는 끝났으니 다음 주에 있는 경기를 잘 준비하려고 한다"며 전북전 무승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권경원은 수원FC로 이적한 직후 중책을 맡았다. 김은중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1 최다 실점 팀이었던 수원FC의 수비에 안정감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중심에는 권경원이 있다.

권경원은 "아무래도 내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이기 때문에 권경원은 수원FC로 이적한 직후 중책을 맡았다. 김은중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1 최다 실점 팀이었던 수원FC의 수비에 안정감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중심에는 권경원이 있다.

권경원은 "아무래도 내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이기 때문에 라인을 컨트롤하기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수월하다.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강조하시고, 내게 특정한 요구를 하신다"면서 "선수들도 내 말을 잘 들어주고 함께 수비를 해줘서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확실히 일본에서 뛰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어로 소통하니 더 편한 모양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권경원은 "확실히 그렇다. 개인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축구지만, 개인적으로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 통하니까 너무 편하고 좋다"며 웃었다.

언어만이 아니다. 한국인은 역시 한국에서 지내야 하는 듯하다. 권경원은 한국, 특히 수원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활도 너무 좋고, 맛집도 많아서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려고 한다. 맛집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다. 매주 선수들에게 물어보고 맛집을 돌아다니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코다리찜이 맛있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생활이 아닌 경기로 돌아와 권경원의 목표를 물어봤다. 권경원은 "수원FC가 작년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내가 상위 스플릿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작년보다 나은 경기력과 성적, 그리고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목표보다는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수원FC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확실히 수원FC의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이날 수원FC의 홈 개막전에는 9557명의 관중이 찾았다.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수원FC 구단 최다 관중이다. 지난해 유료 관중 300만 돌파에 성공한 K리그는 올해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수원FC 역시 이 흥행에 동참했다.

권경원도 이런 변화를 느꼈다. 권경원은 "한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더 높아진 것 같다. 팬들도 많이 찾아오셔서 재밌다. 경기장 분위기도 좋다. 팬들이 더 많이 찾아오실 수 있도록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구단에서도 행사를 마련해 많은 팬들이 와주시면 좋겠다. 선수 입장에서 정말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권경원의 홈 개막전 상대는 친정팀 전북이었다. 전북 유스 출신이었던 권경원은 2013년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중국에서 뛰던 시절 상무에 입대하기 전 2019년 임대로 전북에서 잠시 뛰었다. 성남FC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잠시 전북과 연결됐으나 권경원은 감바 오사카를 선택했다.

한국에 돌아온 권경원은 홈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친정팀 전북을 마주했다. 권경원에게 연이 깊은 전북을 상대로 만난 느낌을 물었다.

인터뷰 내내 편하게 말을 하던 권경원이었지만, 전북 이야기가 나오자 쉽게 말을 시작하지 못했다. 권경원은 "말을 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면서 천천히 입을 뗐다.

그는 "받은 게 많은 팀이다. 항상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다. 경기가 끝난 뒤 인사도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전북 팬들이 야유를 하더라도 나는 할 말이 없었는데, 이름도 외쳐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전북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내가 전북을 가지 못하게 된 것은 구단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팬들이 싫어서 그런 선택을 내린 건 아니다. 내가 제일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전북 팬들이다. 다음에도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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