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송영길 '反검찰' 연대...셋 공통점은 '피고인 당대표'
“공작수사에 맞서겠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독재 종식이 필요하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검찰이 정치쇼를 하고 있다.”(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야권 정당이 일제히 검찰을 때리고 있다. 이들 정당을 이끄는 이재명·조국·송영길, 3명의 야당 대표가 모두 사법적 리스크에 휘말려 있다는 점도 이번 총선의 기현상 중 하나다.
스스로 “검찰에 탄압받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은 일종의 ‘반(反)검찰 연대’를 펴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만나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자”고 입을 모았다. 가칭 ‘정치검찰해체당’으로 불렸던 소나무당을 옥중에서 이끌고 있는 송영길 대표는 지난 7일 공개된 편지에서 “소나무당은 일관되게 민주당의 우당(友党, 행동·강령을 같이하는 정당)임을 천명해왔다”며 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소나무당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 3명의 야당 대표는 총선이 코앞인데도 법정에 나가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는 많게는 주 3회 서초동 출근을 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등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3건이다. 2022년 6·1 재·보궐선거로 당선돼 소위 0.5선인 그는 그 사이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을 두 번이나 지켜봐야 했다. 음주운전, 검사사칭 등 과거 범죄 이력 탓에 국민의힘으로부터 ‘전과 4범 대표’라는 공격을 시도 때도 없이 받는 처지이기도 하다.
조국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사건과 관련해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위조공문서행사,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청탁금지법 위반 등 2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혐의도 여럿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22대 국회에 입성해도 곧바로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송영길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구속 수감됐다. 대표 신분이지만 감옥에 갇힌 탓에 지난 6일 소나무당 창당대회엔 참석할 수도 없었다. 그는 창당대회 당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보석 심문에서 “조국도 2심까지 유죄이나 법정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며 “(나는) 1심 선고도 안 나고, 무죄를 주장하며 싸우는데 활동을 못 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검찰의 기획수사”를 주장하며 사법적 문제를 오히려 정치적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조 대표는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을 정치 재개의 이유로 밝히고 있다. 소나무당은 “정치 검찰에 맞선 구국의 심정을 보여주겠다”며 당 로고에 태극기 색을 넣었다. 소나무당 관계자는 “남산 위의 소나무처럼 바람이 몰아쳐도 굴복하지 않고 검찰 독재 국정농단에 맞서 싸우겠단 의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선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 계열 전체의 도덕성 기준을 낮추고 있다”는 불만도 상당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대표 본인이 사법 비리 그 자체인데, 누구를 헐뜯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도 그런 틈을 파고들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회동 뒤 논평에서 “정권 심판을 내걸며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재명 대표의 말은 결국 내 안위를 지키기 위한 방탄막을 다양하게 세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정치 세력이든 힘을 합치겠다는 선언일 뿐”이라며 “국회가 범죄자 도피처라도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직격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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