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김택연 나온다!"...두산 슈퍼루키 등장에 이천이 '들썩' [현장]
(엑스포츠뉴스 경기도 이천,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슈퍼루키 김택연이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한국 무대 첫 공식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산은 9일 경기도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2-8로 이겼다. 주축 타자들이 나란히 좋은 타격감을 뽐내면서 키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두산은 이날 8-8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공격에서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강승호의 3루타에 이어 김대한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9-8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기세를 몰아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조수행의 볼넷 출루와 김인태의 2루타로 이어간 1사 2·3루 찬스에서 정수빈의 2타점 3루타, 김민혁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3점을 더 보태 12-8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두산 벤치는 9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김택연을 올렸다.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4점 이하 리드 시 9회 마지막 투수로 클로저가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택연을 마무리로 테스트하는 성격으로도 보였다.
이날 두산베어스파크를 찾은 450여 명의 두산 팬들은 8회말 두산 공격 종료 후 1루 쪽 홈 팀 불펜에서 김택연이 문을 열고 나오자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두산팬들이 김택연에게 열광한 이유는 명확했다. 김택연은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 5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와 후쿠오카에서 치른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과 4차례 연습경기에서 4⅓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고졸 루키라는 게 믿기지 않는 구위, 배짱, 제구력으로 단숨에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김택연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국내에서 치른 공식 경기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선두타자 이형종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선을 제압했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낙차 큰 커브로 이형종의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가볍게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다.
김택연은 이어 키움 베테랑 좌타 거포 최주환까지 범타로 처리했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44km짜리 직구로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최주환은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에 노림수를 가지고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지만 김택연의 구위에 눌렸다.
김택연은 2사 후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 속에 고영우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기는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베테랑 우타자 이원석을 평범한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김택연은 게임을 마친 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 앞에서 하는 첫 경기였는데 좋은 결과를 거둬서 기쁘다"며 "개인적으로는 투구 내용이 아쉬웠다. 밸런스를 끝까지 집중하지 않아서 볼넷이 나왔다"고 반성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정규리그 개막 이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범경기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빠르게 보완하겠다"며 "추운 날씨에도 이천까지 멀리 응원하러 와주신 팬분들의 환호성에 깜짝 놀랐다. 팬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택연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신장 182cm, 체중 88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다.
김택연은 지난해 인천고 3학년 재학 중 고교 무대 공식 대회에서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최고구속 152km를 기록한 묵직한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수준급이다. 열아홉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침착함과 배짱도 강점이다.
조웅천 두산 1군 메인 투수코치는 "김택연이 한국에서 첫 경기라 긴장을 해서 볼넷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며 "워낙 강심장을 가진 투수라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두산은 오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키움과 시범경기 두 번째 게임을 치른다. 우완 이영하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컨디션을 점검한다.
사진=경기도 이천,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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