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호주 감독 "안준호 감독도 나도 롱런, 비결은 소통+체력"
"비결은 두 가지, 소통과 체력입니다."
브라이언 구르지안(71) 호주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또래인 안준호(68) 한국 대표팀 감독처럼 '롱런'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구르지안 감독과 안 감독 모두 환갑을 훌쩍 넘긴 백전노장이다. 구르자인 감독이 1953년생으로 1956년생인 안 감독보다 세 살 만하다. 안 감독은 지난달 한국 사령탑으로 선임돼 13년 만에 현장 지도자로 코트에 복귀했다.
구르지안 감독은 9일 필리핀 세부의 라푸라푸 훕스돔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중 '한국의 안준호 감독도 베테랑인데, 적지 않은 나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구르지안 감독은 "내가 처음 지도자를 시작할 땐 선수들의 형뻘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아버지뻘이 됐다. 그런데 지금은 할아버지뻘"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소통이다. 나는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식사든 면담이든 최대한 많은 시간을 선수들에게 할애해 '연애는 잘하고 있나' '부모님은 건강하시냐' 등 농구 외적인 주제로도 대화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호주 대표팀 선수들을 상당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고 있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 아니면 감독-선수 간 만남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안 감독과 닮은 점이 많다. 안 감독 역시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부임 후 첫 훈련에서 "내 방문은 24시간 열려 있으니, 무슨 일이든 언제든 찾아와 건의하고 상의해 달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MZ 선수들도 안 감독의 소통 방식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구르지안 감독은 소통 능력만큼이나 감독의 체력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지도자가 지친 모습을 보일 순 없다. 훈련 때 시범도 보여야 한다. 매일 같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감독도 매일 오전 6시부터 헬스장을 찾아 1~2시간 땀을 흘린 뒤 일과를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안 감독의 한국 사령탑 데뷔전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첫 경기였다. 상대는 바로 호주였는데, 한국은 접전 끝에 71-85로 아쉽게 졌다. 호주는 세계 4위로 아시아 최강팀이다. 완패가 예상됐지만, 한국은 오히려 2쿼터 종료 3분여 전까지 33-20, 13점 차로 앞섰다. 한국의 저력에 호주 선수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구르지안 감독은 "안 감독은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귀화 선수인 라건아도 대표팀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한국은 저력이 있다. 한국 선수들의 스피드와 기술이 워낙 좋기 때문에 실력 좋은 빅맨이 새 귀화 선수로 영입한다면 올림픽 무대도 충분히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부(필리핀)=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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