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이끌고 20분41초…“져도 괜찮다”는 아반도 팬들

박구인 2024. 3. 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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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는 이를 악물고 뛰었다.

아반도는 아픈 몸을 이끌고 2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소화했고, 팬들은 아반도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아반도는 사실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였다.

경기장 인근에서 만난 현지 남성 팬은 "정관장 팀이 졌지만 괜찮다. 아반도가 뛰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부상 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지만 다음엔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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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선수 렌즈 아반도. EASL 제공


안양 정관장의 렌즈 아반도는 이를 악물고 뛰었다.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자신을 열렬히 응원하는 고국 필리핀 팬들 앞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아반도는 아픈 몸을 이끌고 2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소화했고, 팬들은 아반도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아반도는 8일 필리핀 세부의 훕스돔에서 열린 2023-2024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4강전 SK와의 경기에서 20분41초를 뛰며 11점을 올렸다. 정관장은 SK에 져 3위 결정전으로 밀렸지만 아반도를 향한 필리핀 팬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반도는 이날 1쿼터 중반 교체 투입됐다. 20분여를 뛰는 동안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필리핀 관중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리바운드를 따내거나 3점슛을 꽂을 땐 더욱 짙은 함성이 코트에 울려 퍼졌다.

아반도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다음 경기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응원에 대해선 “월드컵 때 기억이 떠올라서 되게 좋은 기분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현지 팬이 8일 필리핀 세부 훕스돔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과 서울 SK의 EASL 4강전에서 렌즈 아반도를 응원하고 있다. EASL 제공


아반도는 사실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였다. 지난해 12월 요추 골정상의 여파로 정상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도 출전에 의욕을 보이는 아반도와 현지 관중들을 배려해 예상보다 많은 플레잉 타임을 부여했다.

김 감독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발전할 선수”라며 “팬들 앞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을 잘 안다. 몸 상태를 치료해서 가급적 많이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게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팬들에게 중요한 건 승리가 아니었다. 팬들은 아반도의 출전 자체에 박수를 보냈고, 그가 뛰는 것 자체에 고마움을 표했다. 경기장 인근에서 만난 현지 남성 팬은 “정관장 팀이 졌지만 괜찮다. 아반도가 뛰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부상 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지만 다음엔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부=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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