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핼러윈특별법이라고 말하겠다"는 선거방송심의위원

민주언론시민연합 2024. 3. 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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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 평가

[민주언론시민연합]

2024년 3월 7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안건은 총 9건으로 별도 의견진술, 재심청구 등은 없었습니다. 일신상 이유로 사퇴를 표명한 최창근 부위원장(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은 제8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불참하여 이날도 8명이 의결에 참여했습니다. 심의한 9건 대상과 결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 목록(2024/3/7)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9건 중 1건(대전MBC)은 의결보류, 2건은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결정되었습니다. 나머지 6건 중 각 3건씩 '문제없음'과 '의견제시(행정지도)'를 받았습니다. 대전MBC의 경우 2024년 1월 31일 <대전MBC·한국매니페스토 지역 국회의원 공약 잘 지켰나> 기사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공약이행 조사결과를 전하면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가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불리하게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이었습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중 일부는 특히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의 공약에 대해 "10건 중 끝낸 게 하나도 없"다고 보도한 데 대해 문제 삼았고 표결 결과 법정제재 4인, 행정지도 2인, 문제없음 2인으로 과반이 없어 최창근 부위원장 후임이 오면 표결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이날 의견진술 2건은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이 받았습니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의 경우 이날 법정제재 7인, 문제없음 1인으로 의견진술로 결정되었는데요. 만약 다음 회의에서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 법정제재를 받는다면 이번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만 8번째 법정제재가 됩니다. 현재까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9건의 법정제재가 나왔고 이중 7건이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으로 관계자 징계 5건, 경고 2건입니다.

한편 의견진술 결정된 두 프로그램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의 연관성이 모호했습니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월 17일 연 민생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을 민원인은 문제 삼았고, <김혜영의 뉴스공감>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기소 결과가 다르게 언급된 점, 윤석열 대통령의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비판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이주의 황당·편파 심의 세 장면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나온 황당·편파 발언 세 가지입니다. 선거보도의 객관성과 균형성을 정부·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며 편향적으로 심의해 전문성 부족이 의심스러운 경우입니다.

①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추천 개의치 않아", "중립적 견해 피력 중"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2024년 1월 17일 방송에서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대통령 추천 몫인 2명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원 해촉을 대통령이 재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정부 비판하는 언론 신속심의 많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적극 가동시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한 부분 ▲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날 민생토론회에서 '622조 원 규모 투자로 일자리 300만 개 생길 것 예상'한 데 대해 '이따위 허위 보고하는 보좌진. 그걸 확인도 해보지 않고 국민들 앞에서 가르치듯 설교하는 대통령. 검증하지 않는 언론까지. 다들 한심하다'라고 한 부분 등이 왜곡이라는 취지의 안건이 있었습니다. 적용된 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1항, 제13조(대담ㆍ토론프로그램 등) 제1항, 제13조(대담ㆍ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 제14조(객관성) 등입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2024/1/17)
ⓒ MBC
 
위원들은 민원 취지에 동의하면서 '대통령, 참모진의 반론을 제시해야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야 추천 완료되면 6:3인데 출연자는 6:1이라고 하는 것은 왜곡' 등을 이유로 편향성, 왜곡 등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백선기 위원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언급 내용을 지적하면서 "(방송) 녹취록을 보면서 대단히 불편했다", "대단히 모욕적이었다"며 "위원들이 어디서 어떻게 추천받았는지 개의치 않는다", "여기서 나온 모든 견해는 독립을 지향하면서 중립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왜곡되거나 편향된 결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의 경우 추천 단계에서부터 구성 과정까지 잡음이 계속되었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 교섭단체 정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와 방송계·학계·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되는 것은 맞으나 이번의 경우 ▲ 방송 관련 협회가 아닌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TV조선에 추천권을 준 점 ▲ 보수 단체 위주로 추천권이 돌아간 점 등은 논란이었습니다. 한국언론학회 등이 추천해온 학계 몫을 '한국미디어정책학회'라는 신생 학회에, 방송기자연합회 등이 추천해온 언론인단체 몫을 '한국방송기자클럽'이라는 전체 한국 방송기자에 대한 대표성을 찾기 어려운 단체에, 시민단체 몫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설립된 보수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에 주었습니다.

또한 야권 추천 위원 없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원장(대통령 추천), 황성욱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국민의힘 추천) 2인만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 결정에 참여해 현 여권 추천 위원들의 일방적 결정으로 구성된 점도 비판 받아왔습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인 백선기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경우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원장의 박사 학위 논문 지도교수라는 점도 알려졌는데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도교수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원 선정은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선거방송심의위원회 부분만 문제가 돼 법정제재 전제의 의견진술이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위원들은 대통령 발언에 대해 비판하거나 일부 대통령 발언을 떼어다 해석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법정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서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자료를 준 참모도, 옮겨 쓰는 언론도 한심하다고 하고 있다. 언론을, 보좌진을, 대통령을 상대로 해서 거짓말이라고 운운하면서 명예훼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때는 상대방에게 반론 기회를 줘야 한다. 왜 정부에서는 622조를 주면 300만 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지에 대해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제 취지를 일부 언론에서 편향적이라고 해석하는데 정부·여당 편을 들지 않아서 제재하는 게 아니다. 여기 있는 위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정한 방송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 거다."

"출연자 균형을 맞추지 않거나 내용의 균형을 맞추지 않거나 허위, 왜곡, 과정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거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당연히 그렇게 한다면 심의할 거다."
- 최철호(국민의힘 추천)
"대통령이나 정부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 주장에 대해서 진행자가 '거짓말이다', '참모들이 허위 보고 했다' 이런 식으로 단정한다는 것은, 진행자가 바뀌었긴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진행자가 진행하더라도 이런 식의 진행을 하면 안 된다고 경종을 줘야 한다."
- 권재홍(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
"심의위원회 구성에 대해 녹취록을 보면서 대단히 불편했다. 심지어, 이렇게 얘기하면 또 어떻게 언론인들이 취급할지 모르겠지만 대단히 언짢았다. 대단히 모욕적이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방심위 하부 기관이 아니다. (중략) 위원들이 어디서 어떻게 추천받았는지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이곳은 5월 10일까지 법정기구다. 여기서 나온 모든 견해는 독립을 지향하면서 중립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왜곡되거나 편향된 결과가 아니다."
-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

② "일부 종편은 패널 구성에 철저하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2024년 1월 26일 방송에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출연했는데 이는 야당 패널 2명만 출연시킨 것이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론 없이 비판만 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있었습니다. 적용된 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등 입니다.

이날 <용용토론>이란 코너에 두 사람과 진중권 작가,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등이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 개편 문제 등을 다뤘는데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내용이 대단히 불균형적이진 않지만 개혁신당, 더불어민주당에서 각각 출연한 점은 굉장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위원 8인 모두 행정지도 의견을 냈고 의견제시 5인, 권고 3인으로 의견제시로 결정되었습니다.

한편 그중에서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종합편성채널과 MBC, CBS 등을 비교하면서 "일부 종편은 철저하다", "패널 구성을 아주 엄격히 한다"고 발언했는데요.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2024/1/26)
ⓒ CBS
 
제7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다뤄진 채널A <뉴스 TOP10> 2024년 1월 5일, 1월 8일 방송의 경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행보만 주제로 선정하여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민원이 있었으나 최철호 위원을 포함하여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 등은 '여권 출연자와 야권 출연자 비율을 잘 맞췄다'며 문제없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러나 해당 회의를 모니터링한 보고서에서 언급한 대로 채널A <뉴스 TOP10> 2024년 1월 5일 방송에선 90여분 중 55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에 따른 헬기 이송 논란을 방송했고, 이후 20여 분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 쇄도', '지역 인연 강조' 등이 다뤄졌습니다. 단순히 패널 구성이 기계적 균형을 맞췄다는 이유로 해당 방송이 균형적이라고 말하기 어렵고, 패널 구성의 불균형을 이유로 해당 방송이 편파적이라며 제재하는 것은 문제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위원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부 종편 방송사는 철저하다. 여당이 나오면 야당이 나오고 야당이 나오면 여당이 나온다. 패널 구성을 아주 엄격히 한다. 그런데 일부 MBC나 CBS는 그런 것들이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 다 야당이다. 여당 한 사람 들어가는 게 누가 봐도 상식이다."

"이렇게 빠뜨리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편향적으로 구성되면 주제도 편향적으로 가고 내용도 편향적으로 간다."
- 최철호(국민의힘 추천)

③ "이태원 특별법? 나는 핼러윈 특별법이라고 말할 것"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2024년 1월 30일 방송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다루며 관련 사실을 왜곡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악의적으로 비판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이날 <김준일의 팩트체크> 코너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다루며 출연자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만 떠밀리듯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는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서울경찰청장 외 용산경찰서장·용산구청장 등 모두 23명이 기소됐고 그중 6명이 구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해당 발언은 왜곡'이라는 것이 민원 취지였습니다.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등입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9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2024/1/30)
ⓒ cpbc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들은 '23명과 1명은 큰 차이가 있는데 왜 이 부분을 실수했나' 등과 같이 사실을 전달하는 데 오류가 있었던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진행자 김혜영 cpbc 기자의 진행을 지적하면서 '사실 틀린 것을 바로 잡지 않았다',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에 대한 여론 형성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핼러윈 특별법'이란 표현을 언급했는데요. 사회에서 대부분 '이태원 특별법', '이태원 참사'라고 부르고 법안 공식 명칭에서도 '10·29이태원참사'라 밝히고 있으나 조선일보를 포함한 일부에서는 '핼러윈 참사', '핼러윈 특조위'라고 씁니다. 조선일보는 '핼러윈 참사'로 쓰겠다고 밝히면서 '이태원 주민, 이태원 상인의 고통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들었는데요. 오히려 참사 특성에 '핼러윈 축제'를 내세워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여럿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손형기 위원은 "대통령이 이태원 특별법이라고 하지만 나는 핼러윈 특별법이라고 말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위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통령이 이태원 특별법이라고 하지만 나는 핼러윈 특별법이라고 말하겠다. 핼러윈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한 것은 충분한 이유와 타당성이 있다. 그런데 그 얘기는 거의 나오지를 않는다."
- 손형기(TV조선 추천)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경향성이 있다. 특정 매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그런 이유로 정확한 팩트를 반영하지 않고 일부만 떼어서 왜곡, 확대시키고 그걸 일부 매체들이 받아서 쓴다. 중립지역에 있는 분들운 기정사실화되어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피해를 극대화시키는 게 가짜뉴스, 왜곡뉴스인데 이 CBS 방송이 딱 거기에 해당된다고 본다."
(이후 CBS가 아니라는 다른 위원 지적, CBS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최철호 위원이 발언함.)
- 최철호(국민의힘 추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명단
ⓒ 민주언론시민연합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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