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포인트 차이로 지옥서 생존한 ‘홍콩 ELS’, 이유는?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3. 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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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권 거래소. [EPA = 연합뉴스]
홍콩 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에서 1조원 넘는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3년간 15.5% 수익을 내고 상환된 ELS가 확인돼 눈길을 끈다. ‘노크인(Knock-in·손실 발생 가능 기준)’ 구간이 다른 상품보다 낮게 설정된 덕분에 기적처럼 수익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에서 지난 2021년 3월 5일 발행한 ‘ELS 25738회’는 3년 수익률 약 15.5%(연 5.2%)로 만기 상환된다. 지난 3월 4일 수익 상환(만기일)이 확정됐고, 7일 투자자에게 상환됐다. 이 상품은 3년 전 온라인상에서 모두 80억원가량 판매됐다. 올 들어 H지수 ELS 가운데 수익 상환이 확정된 것은 처음이다. H지수 ELS는 올 들어 지난 3월 5일까지 총 617개가 상환됐지만 모두 손실을 냈다. 만기 금액 약 2조5390억원으로 이 가운데 1조3490억원의 손실(손실률 53.1%)이 발생했다.

‘ELS 25738회’는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S&P500 등을 기초자산으로 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종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43% 미만인 적이 없는 경우 연 5.2% 수익률로 상환되는 상품이다. 막대한 손실을 낸 대부분의 H지수 ELS와 달리, 이 상품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노크인 구간 덕분이다.

이 ELS의 노크인은 43%로, 3년 동안 ‘하나의 기초자산이라도 종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43% 미만인 적이 없는 경우’ 수익이 나는 구조다. 이 상품의 H지수 최초 기준 가격은 1만1325.58(2021년 3월 4일)이다. 즉, H지수가 만기까지 기준 가격의 43%인 487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본다는 의미다. 2021년 이후 H지수 저점은 2022년 10월 31일 4938.56으로 이 상품 노크인 구간보다 높았다. ‘지옥문 입구’인 노크인 구간 터치까지 불과 69포인트가량 웃돌았다.

만약 노크인 비율이 45%로 2%포인트만 높았어도 이 ELS는 만기 때 지수 하락 비율만큼 손실을 본 채 상환됐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낮은 노크인이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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