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가깝지만 먼 도시 같은 진주, 거기 사는 사람들 이야기"

윤성효 2024. 3. 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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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일을 즐겨 하고 의로운 일을 좋아"하는 '낙선호의(樂善好義)'의 기질을 품고 사는 경남 진주 사람들은 요새 어찌 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김 시인이 2022년에 발간한 연구서 <문학의 헤테로토피아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국학자료원)는 시와 문학에 나타나는 이질적 장소 연구라면, 이번에 출간한 책은 한 도시의 실재 장소에 공유되는 이질적 시간들에 대한 완성된 헤테로토피아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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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율 시인, 책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 펴내

[윤성효 기자]

 김지율 시인의 책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
ⓒ 김지율
 
"착한 일을 즐겨 하고 의로운 일을 좋아"하는 '낙선호의(樂善好義)'의 기질을 품고 사는 경남 진주 사람들은 요새 어찌 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김지율 시인 겸 경상국립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최근에 펴낸 책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국학자료원 간)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김 시인의 고향인 진주를 다룬 책이다.

김 시인은 자신의 시와 연구의 뿌리이자 출발인 '진주'의 역사와 내밀한 이야기를 진주 곳곳의 '장소'를 통해 전하고 있다. 김 시인은 "진주는 왠지 가깝지만 먼 도시 같아, 안개 속 이국의 도시 말이야"라고 했다.

하나의 장소를 기억하고 그곳에서 치열하게 사는 이들과 기억을 나누는 일, 말하자면 그들이 그 장소에서 이룬 삶의 무늬가 바로 시이고 문학임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김장하 이사장이 50여년간 운영하며 번 돈으로 지역사회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성당한약방, 100년 전 형평운동 창립의 역사를 간직했던 옛 진주극장, 그리고 온갖 애환이 스려있는 진주역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남강과 개천예술제, 내고 박생광 화백, 국립진주박물관, 이성자미술관 등과 같은 문화의 공간들과 형평운동의 현장들, 그리고 사라져 가는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기억의 장소들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런 요소들은 배길효·리영달 작가의 사진과 함께 진주의 역사에 대한 소중한 자료를 담고 있다.

또 김 시인이 김주완, 송영진, 고능석, 임규홍, 리영달, 권영란, 안영숙, 원지연, 장상훈, 이병진, 신진균, 김형점, 이수진, 하미옥, 심귀연, 김운하를 비롯해 중앙시장의 여러 상인들을 만나 나눈 대화가 실펴 있는 책이다.

 
김 시인은 "삶이 묻어나는 장소와 그 너머의 공간 그리고 타인들과 소통하는 장소들이나 약자들이 살아가는 장소들까지 시간과 함께 변화된 진주 장소에 숨겨진 진솔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는 "천년고도의 도시, 진주는 과거의 것들을 보존하는 당위와 언제나 그 기억에서 벗어나려는 이탈의 욕망이 공존하는 도시죠. 장소들에서 비롯되는 개인들의 내밀한 기억은 비슷하지만 또 특멸한 그 무엇이 있어요. 그 장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를 겪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사람과 더불어 극진하게 사는 장소들을 '아름다운 헤테로토피아'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 시인이 2022년에 발간한 연구서 <문학의 헤테로토피아는 어떻게 기억되는가>(국학자료원)는 시와 문학에 나타나는 이질적 장소 연구라면, 이번에 출간한 책은 한 도시의 실재 장소에 공유되는 이질적 시간들에 대한 완성된 헤테로토피아 이야기이다.

김지율 시인은 2009년 <시사사>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았고 그동안 시입 <내 이름은 구운몽>, <우리는 날마다 더 아름다워져야 한다>와 대담집 <침묵>, <시(詩)네마 이야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들>, <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 연구서 <한국 현대시의 근대성과 미적 부정성>, <문학의 헤테로피아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등을 펴냈다.

'낙선호의'는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 선생이 경상우도, 즉 진주 사람들의 기질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김지율 시인.
ⓒ 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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