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연봉 300억' 왜 안 돼?…EPL 외인 득점 10위, 재계약 파격 조건 당연

김현기 기자 2024. 3. 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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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제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레전드 수순을 밟고 있는 손흥민을 고려하는 파격적인 대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올 여름 재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시 거센 러브콜을 보냈으나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요지부동이었다. 손흥민은 돈보다 중요한 명예와 프리미어리그라는 시장성을 선택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8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새로운 거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여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부터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소식이 꾸준히 흘러나왔지만 이렇게 사인 시점을 정확하게 찍은 것은 이번 보도가 처음이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1년 더 체류하게 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31살의 한국인 공격수 2025년 6월에 북런던에서 계약이 만료된다"며 "양측의 초기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시즌이 끝나야 새로운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상세하게 알렸다.

이어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2023-2024시즌 마지막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중동 오일머니 공세를 뿌리쳤다. 앞서 사우디 명문 구단 알이티하드가 토트넘에 900억 가까운 이적료를, 손흥민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양측 모두 이를 뿌리치면서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선배 기성용의 "대한민국 캡틴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를 발언을 빌어 여러 차례 사우디에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토트넘 측 의향을 타진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을 막대한 이적료에 내다팔면 지금까지 손흥민에 투자한 돈을 상당히 회수할 수 있지만 단념하고 손흥민과의 사실상 종신 계약 의지를 갖고 있음을 알렸다.

풋볼 인사이더는 "사우디 구단들은 이번 여름 손흥민의 이적과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지만 한국인 스타는 런던에서 행복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영국 축구계에선 손흥민이 올 여름 사인하는 것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본다. 시즌 중 재계약을 하면 연봉이 해당 시즌의 회계 장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적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빅스타와 재계약을 하려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새 시즌이 시작되는 7월1일 전후로 사인할 것이라는 게 영국 언론들의 판단이다.

이미 손흥민과의 재계약이 토트넘의 이번 여름 핵심 과제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영국 'HITC'는 "토트넘은 팀의 주장 손흥민과 새 계약을 맺는 데 힘을 실으려고 한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에 만료된다. 지난여름부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손흥민을 잡는 건 올 여름 토트넘의 핵심 목표다"라고 했다.

매체는 이어 "최고의 공격수인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3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으며, 해리 케인이 떠난 이번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중요한 선수라는 걸 잘 알고, 그와 재계약 협상에 나섰다. 또한 손흥민은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팀 내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선수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측에서 손흥민을 케빈 더 브라위너, 모하메드 살라 같은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영입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손흥민은 그런 대접에 만족하며 토트넘과 손을 한 번 더 잡을 태세다.

다만 손흥민이 잔류를 결심한 만큼 토트넘 역시 그에 걸맞는 대접을 불가피하다.

특히 손흥민이 최근 프리미어리그 외국인 통산 득점 랭킹 10위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 3-1 완승을 마무리하는 쐐기골을 터트렸는데 이 골은 그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116번째 골이다. 특히 그는 에버턴 득점포로 프리미어리그 외인 통산 득점 10위를 공고히 다졌다.


프리미어리그 외인 최다골은 맨시티에서 활약했던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로 187골을 기록 중이다. 이어 티에리 앙리(프랑스·175골), 살라(이집트·154골),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144골),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인크(네덜란드·127골), 로비 킨(아일랜드·126골), 니콜라 아넬카(프랑스·125골), 드와이트 요크(트리니다드 토바고·123골), 로멜루 루카쿠(벨기에·121골)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외인 득점 랭킹 10위 안에 든 것이다. 손흥민보다 앞 순위에 있는 킬러들은 누가 봐도 세계적인 명성을 갖춘 공격수들이다. 아구에로와 앙리, 살라, 판 페르시를 말할 것도 없고, 요크 같은 경우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에 있지만 맨유에서 1999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트레블 달성의 중심에 섰던 공격수다.

게다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살라와 손흥민 둘 뿐이고, 살라는 끊임 없이 중동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어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킬러로 더욱 위상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1~2년 더 뛰면 프리미어리그 외인 공격수 톱5 안에 드는 것은 문제 없다.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180억원 수준의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손흥민보다 훨씬 기여도가 적은 선수들도 150억원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180억원은 상당히 부족한 액수로 여겨진다.

특히 사우디 측이 손흥민에 1000억원 가까운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토트넘도 최대한 성의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최소 250억원, 더 나아가 해리 케인 수준의 파격적인 300억원대 연봉을 쥐어준다면 손흥민 역시 자신의 잔류 결심을 후회하지 않고 토트넘에 헌신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 위주로 계약하며 팀을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 만큼은 나이가 들어도 팀에 남겨두며 토트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맡기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주장을 맡기는 등 신뢰도 대단하다.

아울러 토트넘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최근 동료들의 질문에 토트넘에서 계속 뛰겠다는 '셀프 피셜'을 남기며 자칫 캡틴의 이탈로 야기될 수 있는 팀의 붕괴도 알아서 막았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신뢰에 화답했다. 이제 토트넘이 손흥민을 챙겨줄 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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