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MVP' 명단 제외+황대인 콜업…이범호 감독 의도는 무엇일까

유준상 기자 2024. 3. 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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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스프링캠프는 모두 끝났다. 하지만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개막을 2주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을 시작한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9일부터 2024 KBO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KIA는 9~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11~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치른 뒤 하루 쉬고 14~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6~17일 광주 KT 위즈전, 19~2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소화한다.

새로운 사령탑과 시즌을 준비한 KIA는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호주 캔버라 1차 캠프를 마쳤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진행했다. 다섯 차례 연습경기에서 3승2패를 기록, 성과와 과제를 함께 확인했다.

타격코치로 시즌을 준비하다가 캠프 도중 지휘봉을 잡게 된 이범호 감독은 어느 정도 시즌 구상을 마친 상태다. 이 감독은 8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 대강당에서 열린 제 11대 감독 취임식 이후 취재진을 만나 "1루수, 포수, 백업 선수들 정도만 체크를 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체크하고, 마지막에는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한 뒤 최종적으로 선택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범호 감독은 1군 명단에 변화를 줬다. 투수 유승철, 내야수 정해원, 윤도현, 변우혁을 제외시키고 내야수 황대인과 김규성을 콜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해원, 윤도현이 나란히 명단에서 빠졌다.

정해원과 윤도현은 각각 2023년 3라운드 22순위, 2022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KIA에 입단한 내야 유망주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특히 윤도현은 연습경기에서 3경기 13타수 6안타 타율 0.462 2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61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투수 박준표와 함께 스프링캠프 MVP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두 선수가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도현의 경우 몸 상태가 문제였다. KIA 관계자는 "윤도현은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1차 검진에서는 특이사항이 없었고, 더블 체크를 위해 8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재검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은 캠프 막바지에 옆구리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서 체크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정규시즌 개막보다 시즌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선수의 능력치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선 2군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정해원은 부상 등으로 이탈한 게 아니다. 다만 이 감독은 "(젊은 내야수들이) 나이에 비해 선수들이 가진 능력치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고, 기존에 있는 고참 선수들과 경쟁했을 때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긴 하다. 내야에 좋은 선수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백업으로 활용할 때 어떤 걸 더 높이 평가할지 시범경기를 통해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코칭스태프는 시범경기 10차례로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춰야 하는 만큼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던 황대인을 콜업한 이유이기도 하다.

2022년 14홈런을 터트린 황대인은 60경기 174타수 37안타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19득점 OPS 0.618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연봉협상에서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고, 지난해 1억 3000만원에서 5000만원(-38.5%)이 삭감된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투수, 야수를 통틀어 가장 큰 삭감폭을 보인 황대인이다.

그만큼 황대인은 예년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고, 사령탑도 이걸 모를 리가 없다. 이범호 감독은 "(황)대인이는 워낙 1루수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2군에서 했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 모습을 한 번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공격적인 부분을 갖췄는지에 대해 판단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KIA는 올해 캠프 과제 중 하나였던 '주전 1루수 찾기'를 아직 다 끝내지 못했다. 황대인을 포함해 이우성, 변우혁까지 세 명이 경합 중이다. 이 감독은 "수비와 관련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우성이가 가장 앞선 건 맞다"면서도 "이우성이 1루수를 많이 소화하지 않기도 했고 홈구장에서 1루를 소화하는 게 시범경기가 처음이라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체크하려고 한다. (변)우혁이는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가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기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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