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전 신입생 27명이었다”… 지방대 ‘도미노’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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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현상 등으로 지방 대학의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강소대학으로 불렸던 곳부터 지역 거점 국립대도 위기는 피해갈 수 없었다.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경영위기 대학은 3년 전 22곳에서 지난해 38곳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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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현상 등으로 지방 대학의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강소대학으로 불렸던 곳부터 지역 거점 국립대도 위기는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8일 방영된 KBS ‘추적60분’은 ‘지방대 생존법’을 다뤘다. 전남의 한 대학 국제한국어과 교수는 “나는 대학교 때부터 수학을 전공했고 수학 박사까지 받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금은 한국어과 교수로서 살고 있다”며 “수학과는 폐과됐다. 당시에 다른 과들도 없어져서 교수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대학교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흔하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찾은 강원도 태백의 강원관광대는 지난달 29일 학교 문을 닫았다. 태백지역의 유일한 대학이었다. 1995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한때 재학생이 5000명이 넘었다. 30년 동안 많은 지역 인재를 배출했는데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웠다.
학교 관계자는 “올 한해 잘 버텨서 극복하면 나아진다고 하면 우리도 해봤을 거다. 그런데 한해 어떻게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기학과인 카지노학과의 위상이 흔들리면서부터 학교의 위기는 시작됐다. 인근에 강원랜드가 있다는 지역적 특성으로 카지노학과가 인기를 끌었지만 수도권에도 경쟁학과가 생기면서 모집이 어려워졌다. 2018년부터 학과 입학 경쟁률은 점점 떨어졌고 2020년 폐과를 결정하게 됐다.
학교를 지키기 위해 경쟁력 없는 과들은 정리됐다. 전공이 폐과됐다는 소식을 들은 졸업생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원관광대는 마지막으로 간호학과 한 곳만 운영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입생 모집인원 1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더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경남 진주시 국제대도 지난해 8월 문을 닫았다. 외식조리학과 다녔다는 한 졸업생은 “2016년 입학 당시만 해도 동기생이 800명이 넘었다”며 “학교의 부실 운영이 알려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재정지원이나 장학금이 안 나올 수도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학과가 하나둘씩 통폐합됐다”고 회상했다. 폐교 직전 이 학교의 신입생은 27명에 불과했다.
2000년 이후 문을 닫은 학교는 22곳이다. 이 중 20곳이 비수도권이었다.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경영위기 대학은 3년 전 22곳에서 지난해 38곳으로 증가했다. 이 중 75%는 비수도권 대학이었다.
경북 경주 소재 신경주대에서 20년 동안 문화재학을 가르쳐온 도진영 교수는 “수업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했다. 실습실조차 학교가 마련해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도 교수는 “한때는 강소대학으로 불렸다. 우수한 학생 몰렸던 시절도 있었다”며 “(이제는) 수시 때 고등학교에 많이 가서 (입학을) 부탁하는데 내 앞에서 문을 쾅 닫던 선생님도 있었다. 잡상인 취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직원들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 학교의 임금체불액 규모는 80억원에 달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인 부산대 역시 학과 통폐합으로 위기 대응에 돌입했다. 2024학년도부터 불어교육과와 독어교육과가 통폐합되면서 졸업생, 재학생이 거세게 반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4년 수능 때 한학년에 80만~90만명이던 수험생이 2020학년도부터 40만명으로 줄었고 2024학년 고3 수험생은 입시 역사상 가장 적은 인원이었다”며 “수험생은 반 토막인데 대학 수는 두 배가 되면서 대학의 가치는 과거에 비해 반 토막 났다”고 분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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