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3 정서주 진, 세대교체 이뤘다 [하재근의 이슈분석]

데스크 2024. 3. 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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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캡처

‘미스트롯3’이 톱7, 진선미를 뽑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진은 고등학교 1학년에 불과한 16살 정서주다.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최초 미성년자이자 최연소 진의 탄생이다. ‘미스트롯’ 시리즈는 한국 트로트계의 인재들이 각축을 벌이는 곳인데 그런 경연에서 16살 미성년자가 우승까지 했다는 건 정말 충격적이다.

정서주는 ‘미스트롯3’에 출연하기 전부터 ‘리틀 이미자’로 불렸을 정도로 가창력을 인정받은 신예였다. ‘미스트롯3’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나가며 결국 최종 진에 올랐다. 안정된 가창력과 감성표현, 그리고 외할머니를 생각하는 진심 등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2위인 선 배아현(28세)은 8년 무명의 설움을 벗고 마침내 스타 반열에 올랐다. 고급스럽고 안정된 트로트 가창과 대형 가수의 풍모를 느끼게 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실시간 문자 투표에서 전체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3위 미는 15살 중학생 오유진이 차지했다. ‘미스트롯3’이 진행되는 내내 돋보이는 가창력과 퍼포먼스 내공으로 주목 받았는데 결승에서 할머니를 생각하며 부른 ‘할무니’로 눈물바다를 만들었다.

이렇게 두 명의 미성년자와 한 명의 20대 무명 가수가 진선미로 우뚝 서면서 트로트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밖에도 4위 미스김(23세), 5위 나영(20세), 6위 김소연(20세), 7위 정슬(24세) 등 톱7의 평균 나이가 20.8세에 불과하다. ‘미스트롯2′ 톱7은 9세 김태연, 12세 김다현이 있었음에도 평균 나이가 23.4세였다. ’미스트롯2‘ 때 두 명의 어린 영재가 충격을 줬다면 이번 ’미스트롯3‘에선 전체적으로 어린 출연자들이 활약한 것이다. 그 결과 트로트가 신선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에 ‘미스트롯3’은 결승전 시청률 19.5%(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한 달간 방영된 전 채널 예능 통합 1위였다. 물론 과거 ‘미스트롯2’의 32.9%, ‘미스터트롯1’의 35.7%보다는 많이 떨어진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비현실적인 높은 인기는 어차피 지속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락은 필연이었는데 완전히 붕괴할 것인가, 아니면 의미 있는 지지선을 지킬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이번에 기록한 10%대 중후반 정도의 성적이면 나름 지지선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예능프로그램들이 5% 정도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처럼 초현실적인 인기까지는 아니지만, 현실적인 프로그램 차원에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할 수 있다.

‘미스트롯3’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었다. 트로트 경연프로그램 신드롬이 시작된 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 유행이 꺾일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인재도 고갈된 상태였다. 제작진도 위기감을 느꼈는지 변화를 시도했다.

과거엔 100여 명이 출연해 비교적 여유 있게 1회전을 치르고 2회전에서 1대1 대결로 긴장도를 끌어올렸다. 이번엔 72명의 도전자만 선별해 1회전부터 1대1 대결을 펼치도록 했다. 또, 과거엔 결승전을 2회에 걸쳐 진행한 반면 이번엔 1회 분량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더 압축적으로 진행하면서 실력자들까지 출연시켰다. 이미 인재가 고갈된 것 같았는데 제작진이 마법처럼 또 다른 실력파 도전자들을 발굴해낸 것이다.

이렇게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면서 뛰어난 실력자들의 무대를 선사해준 것이 10%대 중후반의 성적을 거둔 비결이다. 다만 이전 시리즈에 비해 확연히 하락한 시청률과 화제성은 제작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금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시간을 이기는 트렌드는 없다. 트로트 경연프로그램 신드롬도 영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공연의 수준이 워낙 높고, 인생역전 스타탄생의 스토리도 감동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기 있는 쇼로 계속 자리 잡을 가능성은 있다.

트로트라 불리는 전통가요는 오랫동안 우리 국민을 위로해주고 흥도 안겨줬던, 고향 같은 음악이다. 2000년대 이후 아이돌 댄스 초전성시대가 계속되면서 트로트는 사멸 위기에 처했는데, ‘미스트롯’이 혜성같이 나타나 부흥시켰다. ‘미스트롯’이 처음 등장했을 때 부정적인 보도가 많았지만 국민의 강력한 지지로 판이 뒤집혔다.

트로트 전성시대가 열렸고 ‘미스-미스터트롯’ 스타들이 정체됐던 트로트 판에 새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번 ‘미스트롯3’도 새 바람의 진원지가 될 것 같다. 이 경연 시리즈는 단순히 트로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이 보편적으로 즐길 만한 여러 장르를 포괄한다. 톱7을 포함해 이번 ‘미스트롯3’에서 주목 받은 출연자들이 앞으로 다양한 성인가요를 통해 많은 국민에게 위로와 흥을 전해주게 될 것이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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