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종목은 오르는데”…추락하는 엔터株 앞날은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음악 사업부 실적 개선 가능해”
아티스트 공백기는 리스크 요인, “주가 등락 우려”
올해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다. 연초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던 밸류업 수혜에서 외면된 점과 모멘텀 저하가 배경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등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종목별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터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우선 하이브는 지난 1월2일 24만1500원에서 지난 8일 종가 기준 19만4600원으로 19.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 주가도 각각 14.8%, 33% 떨어졌다.
주가 낙폭이 가장 큰 JYP 엔터는 지난 7일 6만63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같은날 와이지엔터도 장중 52주 신저가인 3만9200원까지 내려갔다. 하이브는 신저가까지 폭락하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 1거래일(8일)을 제외하고 모두 내림세 흐름을 나타냈다.
엔터주들은 그간 성장주로 분류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가 상승세를 선보였으나, 하반기부터 각 사 주요 아티스트의 신보 판매량 둔화와 음반 판매량 부진 등 영향에 약세로 전환했다.
올해에도 이같은 흐름이 유지됐다는 평가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는 중국 공구 물량 급감 여파에 따른 기고 부담이 지속되는 구간”이라며 “지난해 4분기 급감한 구작 판매량에 따른 신보 성장률 하락 가능성 확대, 또 연중 최대 비수긴 1분기가 겹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앨범 판매량 역성장을 기록한 엔터사의 주가 흐름이 더 뚜렷하게 약세 흐름을 보였고, 최근에는 주요 아티스트의 열애설 등 엔터주 섹터를 더 약화시키는 이슈로 인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세에 영향을 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테마 수혜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점이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부각된다. 상장기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시장은 대표적인 저 PBR 종목인 금융·보험주 중심 순환매 장세를 보였다. 엔터주들의 PBR은 △하이브 2.90 △와이지엔터 1.83 △JYP 7.47배로 저 PBR주 대비 높은 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엔터주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한다. 1분기 바닥을 다진 후 점진적인 주가 회복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컴백한 트와이스의 앨범 초동 판매량이 전작 대비 증가한 점을 긍정적 시그널로 꼽았다. 이는 앨범 감소에 따른 매출 분산 효과를 이겨낸 결과다.
또한 하이브의 지난해 음원 매출액이 2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성장한 점도 호재로 분석된다. 지난 3년간 한국에서만 발현된 기하급수적인 앨범 판매량 및 매출 성적을 음원·스트리밍이 동일한 속도로 쫓아왔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은 보유한 본연의 펀더멘털 대비로는 확실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글로벌 음원·스트리밍의 고성장으로 음악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아티스트 활동 모멘텀도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갈 때부터 확산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엔터주 섹터 상승세를 기대하기보다 종목별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잠재된 리스크 요인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일례로 와이지엔터는 다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은 와이지 엔터의 목표주가를 각각 18%, 7% 내렸다. 주요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의 공백기 반복 전망에 앨범 판매량 추정치 조정 등 실적 변동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올림픽 전 컴백을 가정했으나, 4분기 컴백 후 내년 월드 투어, 오는 2026년 컴백 순으로 가정하면 블랙핑크의 활동 유무에 따라 연간 실적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블랙핑크의 실적 의존도가 높아 주가 역시 비슷한 형태의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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