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들어 놓고 "보지 말라"…놀란이 초기작 꽁꽁 숨기는 이유
" "신을 만난다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겠다." "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영화 팬 사이에서 나오는 농담이라고 전한 말이다. 주인공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초기 단편영화, '도둑질(Larceny)'. 놀란 감독은 최근작 '오펜하이머'부터 장편 '인셉션' '다크 나이트' '메멘토'까지, 내는 작품마다 신묘한 발상과 작품성, 대중적 인기의 삼박자를 갖춘 면모를 보여왔다. 다음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이 유력한 감독이다. 그런 그의 초기 작품 중 베일에 싸인 단편영화가 '도둑질'이다. NYT 표현을 빌면 "놀란 감독이 당신이 보지 않기를 원하는 영화"다.
영화 관련 알려진 정보는 8분 길이라는 것과 아파트에 도둑이 드는 스토리라는 정도다. NYT는 놀란 감독의 주변인물을 취재했는데, 그와 가까운 배우 제러미 테오볼드는 "놀란 감독이 자기 아파트에서 촬영을 했고, 도둑이 아직 집을 털고 있는 상황에서 집 주인이 들어오는데, 갑자기 찬장에서 제3의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의 전개 흐름이 바뀐다"고 전했다.
놀란 감독은 NYT에도 이 영화 관련 정보를 더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NYT가 영화 스틸 컷 대신 "영화 스틸컷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며 일러스트를 곁들인 이유다. 놀란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본격 데뷔를 하기 전에 영화적 기법을 다양하게 써보고 싶어서 만들었던 영화"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놀란 감독이 유독 이 영화 공개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설이 나온다. 그 중 유력한 설은 놀란 감독이 차기 장편 작품을 이 단편을 바탕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미공개 단편까지 미국 주요 언론사가 이렇게 열띤 소개를 할 정도로 놀란 감독은 현재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영화인 중 한 명이다.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역대 최다인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놀란 감독 본인도 미국 언론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소감을 전했을 정도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셀린 송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그레타 리와 유태오 씨가 공연한 '패스트 라이브즈' 등도 노미네이트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국 시간으로 다음주 월요일, 현지시간 3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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