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노년의학회 권장… 99세까지 팔팔하게 2~3일 아프고 눈 감으려면?

이금숙 기자 2024. 3.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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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노년의학회가 권장하는 노후 건강에 꼭 필요한 5M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9988234’
99세까지 88하게 2~3일 아프다 죽는다(4). 요즘 노인들이 염원하는 것이다.

100세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노년기에 누구나 버티면서 살기보다 '자립적으로 건강하게 살다 죽기'를 바란다. 이를 건강 수명이라고 하는데, 건강 수명과 기대 수명이 비슷해야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며 살다갈 수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2022년 기준)이며, 건강 수명은 73세 정도로 보고 있다. 10년의 갭이 있으므로 마지막 10년을 질병과 장애로 살다 죽을 수 있다. 마지막 10년을 건강하게 자립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노년의학회에서 주장한 건강한 노후를 위한 5가지(5M)에 힌트가 있다.

1. 몸(Mobility)
신체의 기능, '몸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젊어서는 아무런 도움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지팡이나 보행기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휠체어 생활을 하거나 몸져 눕는 사람도 있다. 잘 걷던 사람도 한번의 낙상 사고로 심각한 골절이 생기면 활동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늙어서 잘 걷고 움직이려면 젊을 때부터 부지런히 몸을 돌봐야 한다. 신체 기능에 맞는 보조기구를 활용하거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근육’이 중요하다. 근감소증은 노년기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며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2016년 질병 코드를 부여하기도 했다. 근육은 금방 빠지므로 꼭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10일만 누워 있어도 근육량은 1kg 감소한다고 한다. 운동하고 담 쌓고 살아서 엄두가 안나더라도 일주일에 하루, 단 30분만이라도 운동을 시작해보자. 어떤 운동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운동을 포함한 활동성은 허리 통증, 무릎 통증과도 관련이 많으므로 젊을 때부터 척추관절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한편, 미국에서 노인 1677명을 대상으로14년 간 신체기능·인지기능 변화를 추적한 연구결과가 있다. 50% 정도인 891명은 그 기능을 유지했는데 공통점은 혈관 위험인자가 적었다. 혈관 위험인자란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등을 가르킨다.

2. 마음(Mind)
나이들어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마음 건강도 다스려야 한다. 아무리 몸이 건강해도 뇌나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결국 몸 상태가 나빠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일례로 우울증은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치매와 우울증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상실감이나 슬픔을 느끼는 사건들이 늘어나게 된다. 가족을 잃거나 직장을 퇴직하는 등의 사건은 대개 인생 후반기에 발생한다. 이런 상실은 슬픔이나 고독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런 상황이 우울증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울적한 기분이 들면 이를 해소할만한 나만의 노하우를 찾자. 가벼운 산책을 한다든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든지, 의지가 되는 친구를 만난다든지, 홀로 사색하거나 책을 읽는다든지 해서 스트레스나 힘든 감정을 잘 털어버리는 것이다. 아울러 고령이 될수록 사회적 고립을 막아야 한다. 고립과 단절은 노년의 삶을 무기력하고 피폐하게 만든다.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즐거운 노인으로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 7시간 이상 수면도 해야 한다.

3. 약(Medication)
나이가 들면 몸이 늙기 때문에 자연히 없던 병이 하나 둘 생긴다. 그러다보면 약이 점점 늘어 다량의 약을 먹게 된다. 하루에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5개 이상으로 많은 '다약제 복용'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만 먹어도 되는 약이 있는데 의사나 환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계속 복용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령이 되면 이런 다약제 복용이 만연하게 되므로, 약 복용도 전문의 진단에 따라 현명하게 처방받아야 한다.

고령자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약이 있다. 소염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이부프로펜은 75세 이상에서 위장관 출혈, 위궤양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이나 신장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수면제 벤조디아제핀의 경우 인지기능장애, 섬망, 낙상, 골절,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먹고 있는 약이 많다면 임의로 끊기 보다 꼭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를 해야 한다. 신장이나 간기능이 나쁜 사람은 이를 고려해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

4. 예방(Multicomplexity)
노년기에는 생활습관병, 암, 감염증,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병 위험이 증가한다. 이들 병 중에는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암, 심장질환, 폐렴, 뇌졸중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1~4위이다. 특히 폐렴은 고령화시대 사망 원인으로 급부상 중이다. 감염질환이므로 백신접종이나 면역력을 강화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심장병, 뇌졸중은 대부분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비만·흡연 등의 문제 때문이다. 이들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질병은 당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75세 이상의 10~20% 는 만성질환이 없다고 한다. 정말 무병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위험인자를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

5. 삶의 의미(Matters Most to Me)
'내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관점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삶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건강이나 장수와 관련이 있다. 일본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취미와 삶의 의미를 모두 갖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두 가지 모두 없다고 대답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적었다. 거창한 목표 보다는 작은 일에 집중하며 가쁨을 찾자. 일본 정부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으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낼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상위를 차지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아는 일도 현명하게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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