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서 강아지들 심폐소생술 한 소방관 "간절했는데…"

8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 반려동물 분양업체 화재 현장에서 군산소방서 이호용 소방위가 강아지들을 구조하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이 소방위는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이 강아지들은 끝내 숨을 거뒀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화재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30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8일 전북 군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4분쯤 "수송동 한 건물에서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인다"는 목격자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군산서 지곡119안전센터 이호용 소방위 등은 신고자가 말한 반려동물 분양센터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진화 작업 도중 이 소방위는 새끼 강아지 2마리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 강아지는 연기를 많이 마셨는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숨을 쉬지 않았다. 이 소방위는 강아지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거듭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에도 강아지들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이 소방위는 "심장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면서 "강아지들이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돼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불은 소방 당국에 의해 30여분 만에 꺼졌으나 강아지 5마리가 폐사하는 등 30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건물 관리인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