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관장 꺾고 2년 연속 동아시아 농구 수퍼리그 결승 진출
프로농구 서울 SK가 라이벌 안양 정관장을 꺾고 2년 연속 동아시아 농구 수퍼리그(EASL) 결승에 진출했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SK는 8일(한국시간) 필리핀 세부의 라푸라푸 훕스돔에서 열린 2023~24시즌 EASL 4강전에서 정관장을 94-79로 물리쳤다. SK는 외국인 에이스 자밀 워니가 36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오재현도 3점슛 4방을 포함해 20점,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는 11점 12리바운드로 워니를 지원사격 했다. 정관장은 로버트 카터가 21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정관장의 필리핀 출신 선수 렌즈 아반도는 고향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뛰었지만, 부상에서 갓 복귀한 탓에 11점에 그쳤다.
이로써 SK는 2년 연속 대회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초대 EASL 대회 결승에선 정관장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정관장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한 SK는 첫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는 같은 날 뉴타이페이 킹스(대만)를 92-84로 제압한 지바 제츠(일본)다. 이번 대회 유일한 무패 팀인 제츠는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결승전은 10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결승전에 앞서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정관장과 뉴타이베이가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EASL은 지난해 출범한 동아시아 농구 클럽 대항전이다. 이번 대회엔 한국·일본·필리핀·대만 등 4개국에서 각각 2개 팀씩 참가했다. 농구의 축구 챔피언스리그 격 대회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3억원)로 KBL 챔피언결정전 우승 상금 1억원보다 13배 큰 규모다. 준우승만 해도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거머쥔다.
SK는 경기 초반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을 보이며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1쿼터를 23-26, 정관장에 3점 뒤진 채 마쳤다. 2쿼터에 반격에 나선 SK는 워니, 오재현 등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고, 전반을 45-40으로 앞선 마쳤다. 이후부턴 줄곧 리드를 유지하며 승기를 굳혔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경기 후 "역시 SK가 좋은 팀이다. 이 대회를 대비해 연습을 많이 했다. 1, 2쿼터는 준비한 대로 됐다"면서도 "다만 리바운드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3, 4쿼터는 워니를 막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경기 오늘로 끝이 아니다. (3, 4위전) 남았기 때문에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은 "결승에 올라가서 매우 기쁘다. 전반전에 상대의 슬로우 템포 공격에 우리 템포를 가져가지 못해 박빙 경기가 됐다"면서 "경기 중반 이후엔 페이스를 찾아갔다. 상대 외곽도 잘 봉쇄해서 주도권을 잡았다. 상대 외곽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우승 가능성에 대해선 "(지바든 뉴타이베이) 어느 팀이 결승에 올라오든 상대 팀에 대해 분석은 돼 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상대에 맞춰서 경기하는 것보다는 우리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부(필리핀)=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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