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의 질투…경질한 차기 대권주자, 英대사로 보냈다
지난달 경질됐던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영국 주재 대사에 임명됐다. 올해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차기 대권 주자'로 꼽혀온 잘루즈니를 해외로 내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오늘 우크라이나의 영국 주재 대사로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의 임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잘루즈니의 대사 임명 승인을 요청하는 서한(아그레망)을 영국에 보냈다"며 "영국과 우크라이나의 동맹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랫동안 영국 주재 대사로 적합한 후보를 찾아왔다"면서 "핵심 요건은 군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적극 지원해온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바딤 프리스타이코 전 특사가 영국 뉴스채널에 출연해 젤랜스키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다 해임된 이후 영국 대사직이 수개월간 공석이었다.
잘루즈니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 전군을 지휘했다. 특히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파상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러시아가 점령했던 하르키우와 헤르손을 탈환하는 등 예상 밖 선전을 펼쳐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의 불화설은 전쟁 초반부터 불거졌다. 특히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지지부진하게 끝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후 군사 정책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다 결국 잘루즈니가 해임됐다.
영국 가디언은 "젤렌스키가 대선이 진행될 경우, 자신의 유일한 도전자로 여겨지는 잘루즈니를 우크라이나에서 제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올해 5월 끝난다. 전쟁 중 대선이 치러질지는 미지수지만, 젤렌스키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연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달 키이우사회학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은 53%로, 지난해 12월(62%) 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 중인 그랜트 샵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총 3억2500만파운드(약 55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의 일환으로, 드론 1만여 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대부분은 1인칭 시점(FPV) 드론이다. 일부는 정찰·해상 드론이고, 영국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단반향 공격 드론 1000여 대도 포함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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