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도 집단사직 움직임… ‘빅5 연대’ 최악 의료공백 우려

김유나 2024. 3. 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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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본부의 의과대학 증원 요청에 반발한 교수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직 사퇴에 이어 서울아산병원 등의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들을 향해 "제자의 처벌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을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며 "교수들마저 환자의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면 전공의들이 돌아올 길이 가로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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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의료 현장에서 더 많은 진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 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본부의 의과대학 증원 요청에 반발한 교수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직 사퇴에 이어 서울아산병원 등의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공의 공백을 전임의와 교수가 메우는 상황에서 이들마저 사직하면,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의 필수의료 현장에선 ‘최악의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울산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밤 교수 긴급총회를 열고 전체 교수가 사직서를 내기로 결정했다. 울산대의대 교수협의회는 3개 병원(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돼있다. 총회에는 서울아산병원 교수 151명을 포함해 25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른 ‘빅5 대형병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비대위 측은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 교수들과 연대해 의대생과 전공의가 안전하게 복귀해 수련을 마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시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집단행동에 나설 확률은 낮다. 전공의 집단 이탈의 여파로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교수들이 병원을 떠날 경우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환자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예 병원을 비우는 극단적 방식을 두고 내부에서도 부정적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측은 “당장 병원을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사직 의지를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의 교수들도 집단행동을 논의 중이다.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사직을 포함해 대응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9일 비공개 총회를 열고 각 의대 교수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 자리에서 집단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행동에 돌입하면,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들을 향해 “제자의 처벌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을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며 “교수들마저 환자의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면 전공의들이 돌아올 길이 가로막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나섰다. 이날 복지부 주최로 열린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전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전공의 업무시간을 줄이고 이들의 수련 교육을 돕는 ‘교육전담 전문의 제도’를 제안했다. 이선우 충남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턴 기간을 2년으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년 동안 바이털(필수의료 분야) 과를 주로 돌면서 환자를 보면 진로 선택을 하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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