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윤석열, 명백한 관권선거... 여당 선대본부장 같다"

최경준 2024. 3.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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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누비며 수 천조 원 가까운 퍼주기 공약" 맹비판... "정권 심판론이 민주당 공천 평가로 대체, 걱정"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8일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소위 민생토론회를 통해서 명백하게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며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선대본부장 같다"고 직격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윤 대통령이 15차례 이상 전국을 누비면서 거의 천조 원 정도의 공약을 살포하고 있다"며 "검토도 안 되어 있고. 도대체 무슨 돈으로 이걸 하겠다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작년에 세수 펑크가 56조 났다. 올해도 세수가 부족한 데도 건전재정 한다면서 천조 원 가까운 퍼주기 공약을 전국을 누비면서 하고 있다"며 "이게 명백한 관권선거이고 마치 대통령이 여당의 선대본부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정말 개탄스럽다"고 맹비판했다.

'민생토론회는 관권선거와 무관하다'는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국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광역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 도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천'을 주제로 열린 열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7
ⓒ 연합뉴스
 
"명백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민생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맹성토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지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열고, 거액이 투입되는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것을 모두 '관권선거'라고 규정했다. 김 지사는 "선거 전에 언제 윤 대통령이 소위 민생토론회로 전국을 순회한 적이 있었느냐"면서 "윤 대통령이 경기도에 오는 것 환영하지만, 선거 아닐 때도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이어 "윤 대통령이 하겠다는 일종의 공약 비슷한 것이 천조 원 가까이 되는데, 대한민국 1년 예산이 640~50조 원"이라며 "이런 것을 제대로 검토 없이 그냥 나오는 대로 퍼주기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세수 상황이나 재정 여건으로 봤을 적에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김동연 지사는 "저는 우리나라 살림을 10년 가까이 한 사람이다. 이렇게 봤을 적에 이것은 명백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하는 관권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행자가 "야당도 민생 챙기라는 요구를 항상 하지 않았느냐"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을 전하자, 김동연 지사는 "정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민생이 뭔지나 알고 하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지금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다하다 할 게 없어서 과일값을 걱정한다"며 "민생토론회라든지 이런 것은 정치쇼다. 민생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과일값이라든지 물가 문제라든지 서민이 사는 얘기를 해야지, 지역에 가서 천조 원 가까운 지역 개발 공약을 내놓는 것이 민생인가? 민생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권에 비해서 경기도에 공을 덜 들이는 것 아닌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올해만 해도 각각 8번씩 (경기도에) 왔었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제일 큰 선거구(60개 의석)를 갖고 있다 보니 전략적으로 이쪽을 방문하면서 관권선거 내지는 전략적으로 신경 쓰고 있는 거 같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최다 선거구이고 최대 격전지인데 중앙당 지원이 이렇게 적었던 적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5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 김동연 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양평군 강상면 인근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현장을 방문해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 하위 20% 페널티, 이해 안 돼... 민주당 지지층 이탈 걱정"

김동연 지사는 또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과 관련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지만, 전 대통령과 나눈 얘기는 다 말씀드릴 수는 없다. 어쨌든 지금 윤석열 정부의 폭주,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많이 하면서 경기도가 제일 큰 광역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앞으로 역할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이어 "특히 더 큰 민주당으로 가기 위해 민주당이 유능한 진보 또 수권 정당의 역할, 또 더 나아가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과 또 대안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민주당의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해 "정권 심판론이 공천 평가로 대체되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예를 들면 의원들이 투표로 직접 뽑은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하위 20% 페널티를 받게 하는 것이 정말 이해할 수 있는 일인지, 이런 것으로 인해서 지금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가 덮이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이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같지 않아서 이런 공천 잡음으로 화난 지지층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두 번에 걸쳐서 SNS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충언을 드렸다"면서 "지금 민주당이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공천 잡음이나 계파 갈등으로 지지층 중에서 화나신 분들이 이탈하는 것을 상당히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천 혁명인가, 비명횡사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지사는 "정권 심판을 해야 할 상황에서 지금 공천 평가가 대두돼서 걱정"이라면서 "특히 박광온 의원 같은 분이 하위 평가를 받는 것은, 그 기준이 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어서 상당한 걱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SNS에 "지금이라도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자세로 돌아갑시다"라는 글을 올린 김동연 지사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말이지만 우선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개혁에 진정성을 보이자"면서 "지난번 대선 패배 이후 패배한 원인에 기반해서 민주당에 혁신과 개혁을 이루자는 얘기를 일관되게 했었다. 우선, 제가 속한 민주당부터 견리사의하고 혁신과 개혁을 이루자는 뜻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당내 경선 대항마로 김동연 지사를 꼽는다"는 질문에는 "지금 그럴 얘기할 계제가 전혀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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