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시선으로 본 새로운 세상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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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세상은 어떨까.
어린이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경이롭고 신기해하며 사랑의 눈빛으로 대상을 바라본다.
키네마준보 베스트 10에 선정되었고 런던아시아 영화제 및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어린이들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려냈다.
영화 '여기는 아미코'는 어린이의 오감으로 바라본 가정과 사회를 어른들에게 보여주어 우리의 어린시절을 되살려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라고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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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세상은 어떨까. 어린이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경이롭고 신기해하며 사랑의 눈빛으로 대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편견 없이 세상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어린이들에게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은 오히려 어른이다. 영화 ‘여기는 아미코’는 일본 다자이 모사무 상과 미시마 유키오 상을 수상한 이마무라 나쓰코의 소설 ‘여기는 아미코’를 영화화한 모리이 유스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키네마준보 베스트 10에 선정되었고 런던아시아 영화제 및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어린이들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려냈다.
동네에서 유별나기로 소문난 아미코(오사와 카나 분)는 짝사랑하는 소년에게 서슴없이 마음을 표현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서예학원 교습생들을 훔쳐봐 구경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이 지속되던 어느 날, 아미코의 순수한 행동이 가족들의 삶을 바꿔놓는다. 동생의 유산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엄마에게 죽은 동생의 묘를 만들어 보여주자 어머니는 오열하며 무너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아미코의 사소한 호의가 나비효과가 되어 가족들의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지게 한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어린이의 관점에서 일상을 조명한다. 주인공 아미코는 순수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타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유별난 성정을 가진 소녀다. 모리이 유스케 감독은 이런 아미코의 요동치고 변화하는 과정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듯 확대해 보여준다. 같은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성정으로 아미코는 동물과 곤충에게 관심을 보인다. 아버지와 이야기할 때 날아온 벌레에 아미코의 시선이 꽂히면서 관객들의 시선도 이미코를 따라간다. 무심한 어린이들의 모습과 꾸밈없고 순수하고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영화는 우리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보여주어 관객들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상기시키면서 신선한 자극을 제공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상처를 극복하는 어린이의 성장기를 담는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과 톤, 사운드는 밝고 아름답지만 아미코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한없이 어둡고 뾰족하다. 어른들의 무심함 또한 결코 따뜻하지 않다. 아미코는 끊임없이 자기를 봐달라고 신호를 보내지만 대화는 일방으로 끝나고 가족들은 무관심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미코는 비록 미숙하고 어리지만 현재의 불행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불행을 극복해 나간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아미코의 눈물어린 성장과정이 인상적이다.
아미코의 배역을 맡은 오사와 카나의 연기도 돋보인다. 연기 경력이 없는 아역 배우의 연기는 연기와 실제를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오사와 카나가 없었다면 영화의 독특한 정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사와 카나의 존재감으로 영화의 맛을 살려준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릴 때 순수함을 잃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면서 친구도 가족도 멀어지게 된다. 행복은 돈과 물질보다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속에 있다. 인간관계가 물질과 이해관계로 엮어지면서 우리는 점차 불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세상을 어린 시절의 시각으로 들여다 보는 것이 해법이다. 영화 ‘여기는 아미코’는 어린이의 오감으로 바라본 가정과 사회를 어른들에게 보여주어 우리의 어린시절을 되살려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라고 말해 준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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