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공군력 증강시킨 'F4 팬텀'…北 벌벌 떨게한 노장의 마지막
한국의 옛 주력 전투기로 오는 6월 퇴역식을 앞두고 있는 ‘F-4E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가 8일 공군 수원기지에서 이뤄졌다.
공군은 이날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연습 기간 북한에 압도적인 응징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원기지 활주로에서 엘리펀트 워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훈련에 투입된 전투기는 총 33대로,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 전투기가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엘리펀트 워크는 수십 대의 전투기를 무장한 채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하는 훈련을 말한다. 마치 거대한 코끼리 무리의 걸음걸이와 유사해 보인다는 의미에서 엘리펀트 워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날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는 3세대 주력 전투기이자 ‘노장’인 팬텀을 예우하고 차세대 전투기로의 세대 교체를 알리는 의식처럼 진행됐다. 1969년 처음 도입된 팬텀은 오는 6월 퇴역을 앞두고 있다.
F-4E팬텀 8대가 대열의 선두에 서고, F-15K, KF-16, F-16, FA-50, F-5, F-35A 등 후배 세대 전투기들이 뒤를 따르는 대형을 만들었다. F-4E는 공대지미사일 AGM-142H 팝아이, AGM-65D 매버릭, MK-82 500파운드 폭탄 등을 장착했다. 이어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대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 비행으로 통과한 후 대형의 마지막에 합류했다. F-35A는 총 다섯 대가 엘리펀트 워크에 참여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 미국에서 F-4D 팬텀을 들여올 당시 팬텀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세계 최강 전투기였다. 한국은 미국·영국·이란에 이어 네 번째로 팬텀 보유국이 됐다. 한국의 공군력이 북한을 압도하는 계기가 됐다. 팬텀이 발사하는 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은 1.6m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폭파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는 100㎞, 1m 이내 오차범위로 북한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미사일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팬텀은 1994년 KF-16이 전력화되기까지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55년 간 영공을 누벼왔다. 공군은 지금까지 F-4D의 개량형 F-4E, 정찰기 RF-4C 등 220여대를 운용했다. 현재 대부분의 팬텀기는 현재 퇴역하고 10여대 만이 남아있는데 이들 역시 오는 6월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훈련에 참가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153대대 김도형 소령(40)은 “역사에 길이 남을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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