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밖에 안보이네"…김민재 아닌, 다이어 향한 극찬→뮌헨팬 야속합니다

권동환 기자 2024. 3. 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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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에릭과 더리흐트는 클린시트다."

"이 사진엔 벽밖에 안 보이네요."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팬들도 에릭 다이어에 빠져들었다. 다이어와 그의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펼친 퍼포먼스에 "우리가 기다렸던 답이다"며 칭찬하고 있다. 뮌헨 수비수 김민재 입장에선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고 이들과의 주전 경쟁에 다시 뛰어들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홈구장인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이재성이 뛰는 마인츠와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뮌헨은 현지시간으로 나흘 만에 다시 공식전을 벌이는 셈인데 키커는 이 경기에서도 김민재의 결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일 역시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라치오와의 홈 경기 완승 분위기 때문이다.

키커는 3-0 완승을 거둔 라치오전 선발 라인업이 고스란히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하파엘 게헤이루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 리흐트, 유수아 키미히가 차지할 것으로 나왔다. 더블 볼란테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레온 고레츠카다. 2선은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리로이 사네, 원톱은 해리 케인이 선발 출격할 것으로 전망됐다.

벤치에서 시작하는 김민재는 이재성과의 코리안 더비 성사 여부를 알 수 없는 셈이다. 반면 17위로 강등권에 놓인 마인츠에선 이재성이 출격한다.

라치오전 나흘 만에 열리는 경기지만 주전을 그대로 집어넣을 것이라는 게 키커의 생각인데 마인츠전을 치르면 일주일 휴식 뒤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전을 하기 때문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다이어-더리흐트 콤비가 뮌헨의 시즌 막바지 주전 센터백 듀오로 자리매김할 경우, 김민재는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를 위해 숨을 고를 때나 로테이션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커 경기 감각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뮌헨은 시내 마리엔 광장에서 우승 축하연을 계획하는 등 10경기 남은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에 10점이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우승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마침 뮌헨 팬들도 8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친 다이어와 그의 짝 더리흐트 조합을 반기고 있다.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나란히 자신의 SNS에 라치오전 승리 소감을 남겼는데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는 식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더리흐트가 자신과 다이어가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자 "사진에 벽밖에 보이질 않는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다이어 역시 토트넘에서 후보였던 선수가 뮌헨의 중심으로 거듭났다며 축하하는 글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김민재의 수비력은 라치오전을 빠졌다고 해서 줄어든 것은 아니다. 여전히 월드클래스이며, 지난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를 탄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팀이 이기는 경기에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이 자주 나오다보니 김민재 입장에선 숨고르기가 필요하게 됐다.

앞서 뮌헨은 지난 6일 라치오를 맞아 케인의 멀티골과 토마스 뮐러의 추가골 등을 묶어 3-0 완승을 거두고 8강 티켓을 움켜쥐었다. 2주 전 1차전 라치오 원정에서 중앙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의 퇴장 속에 0-1로 진 것을 되갚으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 화제를 모았다. 뮌헨 소속으로 올시즌 각종 대회에서 27경기를 뛰었고 그 중 25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김민재가 벤치로 내려간 반면 다이어와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센터백 콤비를 이뤄 선발로 나선 것이다.

징조는 있었다. 독일 축구유력지 키커는 김민재를 가리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그의 제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유력지 빌트는 훈련장 소식을 전하면서 김민재가 충격적으로 라치오전에서 선발 제외된다고 했다. 설마했지만 투헬 감독은 이를 실행해 김민재를 벤치에 뒀다. 결국 김민재는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줄곧 주전으로 뛰다가 한 경기 쉬었다고 보기엔 경기의 중요성, 그리고 경기 전후 투헬 감독의 발언 등이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투헬 감독은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 김민재 선발 제외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김민재를 선발 라인업에서 뺀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2월24일)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좋은 활약을 펼쳤고 그래서 다시 이 조합을 골랐다"고 덧붙였다.

뮌헨은 올해 슈퍼컵과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 등에서 라이프치히에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선두 추격의 불씨를 계속 살릴 수 있는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김민재를 벤치로 보내고 다이어와 더 리흐트를 썼다가 후반 10분을 남겨놓고 김민재를 투입했다. 해당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투헬 감독 입장에서도 가장 최근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조합'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투헬 감독의 라치오전 결단은 통해서 두 수비수는 괜찮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다이어는 뮌헨 빌드업의 중심이 됐다. 더리흐트는 뮐러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김민재는 최근 자신이 선발로 나선 10차례 공식 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분데스리가 5경기와 국가대표 소속으로 뛴 5경기에서 모두 골을 허용했고 성적도 3승4무3패로 뮌헨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해당 대회 위상을 감안하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다이어는 라치오전 이전 자신이 선발로 출전한 5경기에서 4승 1무를 챙겼으니 투헬 감독 입장에선 다이어에 시선이 더 갈 수밖에 없다. 독일 언론도 이 같은 사실을 간파하고 라치오전에서 김민재 빼는 조합을 권했을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라치오전을 이긴 뒤 수비수들을 거론하며 "행복하다"고 말한 뒤 이기는 조합을 찾을 것 같다"고 했으니 당분간 김민재는 험난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빌트는 김민재 제외 결정 뒤 "투헬 감독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를 빼는 결정을 했다"고 표현했다.​

그런 표현까지 나왔지만 뮌헨 팬들의 마음도 일단 다이어-더리흐트 조합으로 기울었다. 

사진=연합뉴스, 에릭 다이어 SNS, 마테이스 더리흐트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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