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큰 별이 졌다"…'드래곤볼' 그린 토리야마 아키라 별세

최서인 2024. 3. 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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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스튜디오는 8일 엑스를 통해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지난 1일 급성 경막하혈종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엑스 캡처


『드래곤볼』, 『닥터슬럼프』 등으로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일본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가 지난 1일 68세의 나이로 숨졌다.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를 발간하는 슈에이샤는 8일 “갑작스러운 소식에 슈에이샤 편집부 일동은 큰 슬픔에 빠져 있다”며 비보를 알렸다. 사인은 급성 경막하혈종으로 알려졌다.

슈에이샤는 “선생님이 그린 만화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다. 선생님이 만들어낸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과 압도적인 디자인 감각은 수많은 만화가에게 큰 영향을 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이 생전 설립한 제작사 ‘버드 스튜디오’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고인이 열심히 매달리고 있던 일도 많이 있고, 이루고 싶은 일들도 아직 있었을 것이기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다만 고인은 만화가로서 여러 작품을 세상에 남겼다. 전세계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45년 이상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토리야마 아키라가 만든 유일무이한 작품 세계가 오랫동안 여러분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썼다.

지난 1982년 5월 27세의 토리야마 아키라가 환하게 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1955년에 출생한 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뒤 광고 회사에서 잠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78년 ‘주간 소년 점프’에 『원더 아일랜드』를 게재하며 데뷔했다. 1980년에는 『닥터 슬럼프』를 연재하며 천재 박사가 만든 소녀 형태 로봇이 일으키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려 사랑받았다.

1984년부터 11년간 연재한 대표작 『드래곤볼』은 고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주인공 손오공이 7개를 모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드래곤볼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다뤘다. 이 작품 단행본은 20개 넘는 언어로 번역됐으며, 약 2억 6000만부가 간행됐다.

장례식은 지인과 친척만 모인 가운데 열릴 예정이며, 향후 고별회 등은 정해지는 대로 공지될 예정이다.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설립한 제작사 '버드 스튜디오'는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지난 1일 토리야마가 별세했다고 전했다. 사진 엑스 캡처

中정부 “별세에 애도…고인 작품들 중국에서도 환영받아”

갑작스러운 비보에 동료 만화가들은 잇따라 애도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만화 『원피스』의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만화가뿐만 아니라 모든 업계에서 활약하는 창작자들에게는 소년 시절 ‘드래곤볼’ 연재 당시의 흥분과 감동이 있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만화 『나루토』의 작가 기시모토 마사시는 “초등학교 때 드래곤볼과 닥터 슬럼프라는 만화와 함께 자랐으며 싫은 일이 있어도 매주 ‘드래곤볼’이 그것을 잊게 해줬다”면서 “시골 소년인 내게 그것은 구원이었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중국 정부도 고인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토리야마 선생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저명한 만화가로, 그의 작품은 중국에서도 깊은 환영을 받았다”며 “나는 적지 않은 중국 네티즌 역시 그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는 데 주목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의 더 많은 식견 있는 사람이 중일 문화 교류와 양국의 우호적인 사업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 기대하고, 그렇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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