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정책에 맘 떠난 ASML… 네덜란드는 비상

송태화 2024. 3. 8. 11: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ASML이 해외 이전 확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지 매체 더텔레흐라프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해외 이전·확장을 막기 위해 '베토벤 작전'으로 명명된 행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ASML이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배경은 네덜란드에서 강화된 반이민 정책에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SML 해외 이전 확장 검토
“외국인 노동자 인력 필요해”
연합뉴스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ASML이 해외 이전 확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이민 정책 강화로 고급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자국 최대 기업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네덜란드 정부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와 ASML 고위관계자들이 전날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ASML의 해외 이전 문제를 논의했고, 우선 당장은 네덜란드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향후 ASML의 성장 계획과 관련한 문제를 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총리 회동 이후 취재진과 만나 “산업계의 우려, ASML의 필요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SML이 네덜란드에서 성장할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SML이 네덜란드를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명히 언급한 것이다.

앞서 현지 매체 더텔레흐라프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해외 이전·확장을 막기 위해 ‘베토벤 작전’으로 명명된 행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ASML이 네덜란드 본사를 옮기지 않더라도 프랑스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한다.

ASML이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배경은 네덜란드에서 강화된 반이민 정책에 있다. ‘네덜란드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극우 자유당(PVV)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승리했다. 자유당은 강력한 반이슬람 정책과 망명 허용 중단 등을 주장하는 정당이다.

네덜란드 의회는 자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 숫자를 제한하고 고숙련 이주노동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는 안 등을 통과시켰다.

베닝크 CEO는 이민 정책을 둘러싼 리스크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해왔다. ASML은 네덜란드 내 직원 2만3000명 중 40%가 외국인이다.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베닝크 CEO는 “노동자 이민 제한의 여파는 우리에게 매우 크다. 우리는 혁신을 위해 이들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여기서 그들을 확보할 수 없으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ASML은 향후 10년간 사업 규모를 2배로 확장할 필요가 있는데 네덜란드 내에서는 내부 환경상 쉽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이 외에 건축 허가나 전력 수급상의 어려움, 물류 정체, 병원·학교 등 인프라 시설 부족 등도 문제로 지목된다.

각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규모 지원에 나서는 추세인데, ASML이라는 자국의 공룡 기업을 해외로 내보내면 네덜란드로서는 큰 타격이다.

미키 아드리안센스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 장관은 전날 총리 회동 이후 취재진에게 “고통을 덜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SML이 떠날지 안떠날지는 잘 모르겠다. ASML은 성장을 원하며 이는 우리의 인프라 시설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알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