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라고 속옷만… ‘부켈레 따라하기’ 나선 중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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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 법치주의 퇴조와 인권침해 비판에도 수감자에게 속옷만 입힌 사진을 공개하는 행위가 확산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가혹한 인권 탄압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살인율을 급감시키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
부켈레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을 중남미 최대 규모 수용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몰아넣은 사진을 SNS에 수시로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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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따라 엄벌주의 강화
“굴욕적 광경” 인권침해 비판 커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 법치주의 퇴조와 인권침해 비판에도 수감자에게 속옷만 입힌 사진을 공개하는 행위가 확산하고 있다. 공권력 강화를 홍보하려는 목적인데, 범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산타페주(州)의 피녜로 교도소에서 최근 경찰력을 동원한 감방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수색을 통해 수감자들의 휴대전화와 불법 무기류, 현금 등을 일부 압수했다.
지난 주말 산타페 교도소 버스 2대가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았는데, 아르헨티나 교정 당국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검문 이유를 설명했다.
파블로 코코치오니 산타페주 법무부 장관은 일부 수감자들이 교도소 밖 조직원과 연락해 갈취 등 범죄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산타페 주민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협박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NS에 상의를 벗은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아르헨티나 재소자들 사진을 공개했다.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장관도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교도소 버스를 노린 공격은 교도소 내 마약 갱단의 명백한 위협”이라며 산타페 주지사와 주 법무부의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일간 클라린은 이 모습이 공권력을 가혹하게 휘둘러온 중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도 엘살바도르의 강력한 치안 정책을 차용하고 있다는 취지다. 부켈레 대통령은 가혹한 인권 탄압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살인율을 급감시키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
부켈레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을 중남미 최대 규모 수용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몰아넣은 사진을 SNS에 수시로 게시한다. 치안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팔레스타인계 이민자 후손으로 2019년 6월 취임한 뒤 조직폭력배를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해 소탕했다. 이후 강력한 폭력배 소탕 정책으로 엘살바도르 범죄율을 급격히 낮추면서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산타페 수감자에 대한 인상적인 부켈레식 수색’이라는 클라린 기사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높은 범죄율에 시달리는 이웃 나라들도 부켈레 따라 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부켈리스모(Bukelismo·부켈레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파라과이는 지난해 12월 타쿰부 교도소에서 이감 작전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수감자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각종 SNS에 게시했다. 수감자들은 뙤약볕 아래 땅바닥에 촘촘히 앉아 있는 채였다.
당시 현지 언론은 수감자 모습 공개는 과거 이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극도의 치안 악화 사태를 빚은 에콰도르에서도 역시 비슷한 게시물이 연방경찰 SNS에 올라온 바 있다.
범죄율 감소에 일시적 효과를 보이더라도 인권침해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비판 목소리도 만만찮다.
아르헨티나 법률·사회연구센터(CELS)는 “산타페 교도소의 굴욕적 광경은 누구에게도 더 큰 안전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아르헨티나에서 강화된 이런 정책은 사실상 불법 조직의 근본적 원인인 부패한 교도소 권한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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