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운용 "여성 성평등 지표 일부 개선 불구 격차 지속"
국내기업의 성평등 관련 지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 비중, 남녀 간의 급여, 근속 연수 등 실질적인 내용에서 여전히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CGI자산운용은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회사인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2023년 KCGI더우먼펀드 투자 유니버스 대상 국내 상장 주요 370개 회사(시가총액 2조 이상 149개사, 미만 221개사)의 성평등 지표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기업 내 여성 근로자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 비율은 2022년말 평균 27.7%로 전체 임직원의 4분의 1을 넘고 있으나 이사회 내 여성임원의 비중은 8.8%로 전체 임직원의 11분의 1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여성 직원 평균 1572명 중에서 여성 임원은 4.8명(3.0%)에 불과하다. 자산규모 2조 이하의 경우 195명 중 1.4명(0.7%)이 임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높은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세하지만 성평등 지표의 개선추세도 감지되고 있다.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은 2020년 22.2%에서 2022년 24.1%로 1.9%p 늘어났다. 2조 미만 기업의 경우도 27.9%에서 29.4%로 1.5%p 늘어나 여성인력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의 비중도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5.7%에서 8.6%로, 2조 이하 기업의 경우도 7.1%에서 8.8%로 늘어나는 등 미미하지만 추세적 개선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다솜 서스틴베스트 선임연구원은 “양적인 측면의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여성인력의 사내이사 육성 등 여성인력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기업 내 성평등 제고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부분의 여성 등기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있으며, 사내이사로 선임된 여성은 대부분 지배주주 일가인 경우가 많아 내부적인 여성 인재 육성에 따른 여성 임원 수 증가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남녀의 근속연수의 차이는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 차이는 2020년 3.2년에서 2022년 3.0년으로 약간 줄었다. 자산 2조 이하 기업의 경우 1.4년에서 1.5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근속연수의 차이는 급여의 차이 및 비정규직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가 있다. 숫자가 클수록 근속연수 차이가 크다는 의미로 인재 성장 측면에서 여성의 불평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여성 인력의 근속 기간 증가에도 불구 남녀 간 급여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 급여 차이는 남녀급여 비율로 측정한다. 업무의 생산성이나 근속기간 등에 의해 결정되는 요인으로 근속기간, 업무 난이도, 고용 형태 등에 영향을 받는 성평등 지표이다. 수치가 클수록 남성의 급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총계 2조 이상인 기업의 남녀급여 비율은 2020년 1.57배에서 2022년 1.55배로 미세하게 개선됐다. 하지만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총계 2조 미만 기업의 경우는 1.41배에서 1.43배로 오히려 급여 차이가 커졌다. 근속 연수와 급여를 함께 살펴보면 남녀 근속연수의 차이는 자산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3년 정도, 2조 미만 기업의 경우 1.5년 차이로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으나 급여는 남성이 여성의 1.55배, 1.43배였다.
더우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KCGI자산운용은 “성 형평성은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과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질적인 여성 임원 비율의 증대, 근속연수 제고 등 성다양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투자기업에게 지속해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KCGI자산운용은 2018년 11월 국내 최초로 성 다양성과 성 형평성이 상대적으로 잘 이뤄진 기업 중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선별해 장기 투자하는 'KCGI더우먼증권투자회사'를 주식회사 형태의 뮤추얼펀드로 출시했다. 현재 수탁고는 순자산 기준 212억을 기록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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