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딜레마' 빠진 민주당…망치선일까, 표심 분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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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강' 앞에서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그러면서 "기존에 민주당을 지지해온 세력이 조국혁신당을 선택한다는 건 더불어민주연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보이콧"이라며 "표심이 분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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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망치선 자처했지만…실제로는 표심 분산
李·曺, 모두 강성 지지층 주력…연성층 놓칠라
더불어민주당이 '조국의 강' 앞에서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조국혁신당은 '반윤석열'이라는 선명성으로 초기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원 세력이 될지, 표심을 분산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미지수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 모두 강성 지지층에 주력하는 행보를 걸으면서 '중도층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정치인 중 처음으로 '세월호 단식'에 나섰을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조 대표가 위로 방문을 한 이후 첫 공식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싸우고,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이 승리하자"고 화답했지만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최근 지도부가 참여한 고위전략회의에서 지지율 제고 방안부터 지역별 체감 여론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은 일단 상승세를 탔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6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었을 때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0%,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더불어민주연합) 21%, 조국혁신당은 최대 15%에 이르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흐름이 민주당에 '(공격을 선도하는) 망치선'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의석은 아니라는 점에서 '표심 분산' 가능성이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더불어민주연합을 선택하면 비례정당에 참여한 다른 정당의 표로 나뉘는 반면, 조국혁신당은 오롯이 조국혁신당의 표가 된다는 점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민주당을 지지해온 세력이 조국혁신당을 선택한다는 건 더불어민주연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보이콧"이라며 "표심이 분산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공정성 논란'으로 묶이는 두 정당의 약점이 본선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부터 '대장동 사건' 등 사법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조 대표 역시 '자녀 입시비리'로 2심에서 실형을 받은 직후 창당에 나선 터라 '방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로부터 '찍어내기 감찰'을 당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은정 전 검사를 영입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8일 조국혁신당으로 합류했다. 황 의원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이 여파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내에서도 고민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 심판'이 아니라 '이재명 심판'이라는 어구가 자주 언급되는 상황이 걱정스럽다"며 "우리 당이 심판을 이끌어야 하는데, 심판의 대상으로 역공 받고 있지 않으냐"라고 우려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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