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탈당에 무소속 출마, 국힘 제주도당 위기

임병도 2024. 3. 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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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당 위원장, 제주시갑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3곳 중 2곳 국힘 출신 무소속 출마?

[임병도 기자]

 
 지난 1월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예비후보자 클린선거 선언식 모습
ⓒ 국민의힘 제주도당
 
4·10 총선을 3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먼저 수장인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이 탈당했습니다. 

허용진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중앙당이 지난 5일 제주시갑 선거구에 단독 응모했던 김영진 예비후보를 배제하고 고광철 국회의원 보좌관을 전략공천하자 반발했고, 김 예비후보와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습니다(관련기사: "나 대신 듣보잡을..." 민주당도 측은해 한 국힘 예비후보 https://omn.kr/27pbv).

허 전 위원장은 당내 인사들의 만류에도 6일 소집된 긴급 운영위원회의에서도 사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허 전 위원장과 김영진 예비후보의 탈당 신청서를 전산 입력하면서 탈당이 마무리됐습니다. 

허용진 "중앙당은 제주도당을 버리나"

허용진 전 위원장은 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한 이유를 소상히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함께 의기투합해 제주도당을 위해, 보수의 승리를 위해 활동하던 당협위원장이 총선 후보로 신청했으나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제주 당원들에게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고 총선 경쟁력이 있다고 믿기 어려운 사람을 전략 공천했다"라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허 전 위원장은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하는 과정과 결과를 도당위원장인 본인도 몰랐고 언론을 통해 그 사실을 알았다며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중앙당은 제주가 험지이고, 지역구가 3석이라 덜 중요한 지역이라는 이유로 제주도당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든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선 저의 능력으로는 총선에서 승리를 이루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주도당 발전의 희망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탈당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제주 선거구 3곳 중 2곳에서 무소속 출마?

허용진 전 위원장은 서귀포시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서귀포시 선거구에 허용진만큼 경쟁력이 있는 보수 후보가 없다는 당원과 유권자들의 의견을 꾸준히 전해 듣고 있다"라면서 에둘러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다만, 사적 감정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는 상황이 되고 민주당 위성곤 후보와 이길 만한 상황이 된다고 판단하면 출마를 결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허용진 전 위원장이 서귀포시에 출마하면 제주시갑 김영진 예비후보까지 포함해 제주도 선거구 3곳 중 2곳에서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아성을 깨뜨릴 기회 사라질 수도 

제주 도내 보수 성향 인사들과 국민의힘 원로 당직자들은 이번 사태가 20년 넘게 이어진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를 날릴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4일 여론조사 꽃에서 발표한 제주도 지역 총선 판세 예측 여론조사와 6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서귀포시 현역 위성곤 의원
ⓒ 유튜브 갈무리
 
실제로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제주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앞섰지만, 서귀포시 성산읍과 대정읍, 표선면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았습니다. 

지난 4일 여론조사 꽃에서 발표한 제주도 지역 총선 판세 예측 조사 결과에서도 제주시갑과 제주시을은 민주당이 앞서지만, 서귀포시의 경우 민주당 36.6% 대 국민의힘 53.2%로 국민의힘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위성곤 의원도 "여론조사를 보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 선거와 달리 서귀포시 선거구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귀포시가 민주당 텃밭에서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제2공항 때문이라는 해석이 대다수입니다. 국민의힘은 제2공항을 찬성해 왔고 민주당은 반대 입장이었다는 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귀포시 선거구에 공천이 확정된 민주당 위성곤 의원과 국민의힘 고기철 예비후보 외에  무소속 허용진 전 위원장이 출마해 3파전이 된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불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7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허용진 전 위원장이 탈당하면서 김황국 수석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총선 준비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당은 "이미 마련한 플랜B에 따라서 신속하고, 질서정연하게 선거준비체제로 돌입하겠다"라면서도 "일부 인사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와 관련한 부분은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꽃의 제주 지역 총선 예측 여론조사는 제주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 간 실시했다. 조사 방법은 무선, 유선 혼용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p이다.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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