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 분데스 '철기둥'이었네…김민재 2연속 벤치행 예상 이유 있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에릭 다이어를 계속 신뢰하는 이유가 있었다. 김민재가 2경기 연속 벤치로 밀릴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지난 7일(한국시간) 자신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이어가 2023-2024 시즌 단 한 번도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옵타는 "다이어가 이번 시즌 최소 500분 이상 뛴 선수 중 단 한 번도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필드 플레이어다"라고 소개했다.
다이어는 1월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임대 이적한 뒤, 꾸준이 출전하고 있다. 22라운드 보훔 원정 당시 후반 막판 교체 출전한 걸 제외하면, 다이어는 선발로 5경기에 출전해 모두 풀타임 활약했다. 리그에서 506분을 소화한 그는 어느덧 뮌헨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다이어는 축구 통계 업체 폿몹 기준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패스 성공률 90.4%, 롱패스 정확도 51.2%, 볼 뺏긴 횟수 0회, 지상 경합 성공률 64.7%, 공중볼 경합 성공률 66.7%로 수비와 볼 배급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이어는 7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이탈리아)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중앙 수비로 선발 출격했다. 뮌헨은 라치오 원정에서 무실점을 기록했고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1, 2차전 합계 3-1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7월 뮌헨 입단 뒤 분데스리가 19경기를 포함 뮌헨 공식전 27경기를 뛰었다. 이중 선발이 무려 25차례나 되고 교체투입은 두 번에 불과하다.
전반기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 등 두 센터백이 돌아가면서 다치다보니 김민재 입장에선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 속에서도 때로는 중앙 수비수가 주포지션이 아닌 선수들과 호흡하며 뮌헨을 지켰고 평가도 나름대로 좋았다.
하지만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위해 카타르로 떠날 때쯤 해리 케인의 친구이자 토트넘에서 완전히 밀린 다이어가 뮌헨에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이어는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마치고 지난달 초 복귀하면서 센터백 4옵션으로 밀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김민재 뒤에서 손가락으로 움직임을 지시하는 등 뮌헨 수비 리더로 빠르게 거듭났고 결국 이날 라치오전 완승을 통해 투헬 감독의 확실한 최우선 옵션으로 굳어지고 있다.
앞서 독일 유력지인 키커와 빌트는 김민재의 라치오전 선발 제외를 주문했다.
특히 키커는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동점골을 내줬을 때 부진했던 것은 투헬 감독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며 투헬 감독을 두둔하면서 "이는 라치오전 라인업에서 중요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중앙 수비수 해결책은 더 리흐트, 다이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결국 투헬의 선택은 다이어와 더리흐트 센터백 조합이었고 무실점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민재가 벤치에 앉아 있는 흔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리그에서도 김민재가 처음으로 결장할 위기다. 아시안컵 차출을 제외하고 그가 리그 경기에서 벤치에 앉았던 건 지난 23라운드 라이프치히와의 홈 경기가 유일하다.
투헬은 라치오전 이후 "김민재를 선발 라인업에서 뺀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투헬은 이어 "지난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다시 이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전술적인 선택이었다는 뜻이다. 김민재가 당장은 다이어에 밀린 셈.
더불어 최근 다이어의 활약이 이어지자 팀 동료이자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동료인 해리 케인도 그의 활약을 칭찬하고 나섰다.
케인은 지난 7일 영국 언론 더 선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다이어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그리고 리더로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라며 "그는 자신이 하는 것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가 다이어가 무엇을 지녔는지 알고 있다. 사우스게이트가 또 다른 잉글랜드 선수가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뛰는 것이 기쁠 것이다. 바라건대, 그가 계속 이어갈 수 있다"라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다이어는 최근 수년간 대표팀의 큰 일원이었다. 그는 유로 2020을 놓쳤지만, 월드컵에선 다시 합류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의 방식대로 경기하는 것이다. 난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재차 지지했다.
더군다나 다이어는 이날 UEFA가 선정한 챔피언스리그 '이 주의 팀'에 역시 센터백으로 나선 뮌헨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흐트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뮌헨에선 둘 외에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수비수 하파엘 게헤이루, 해리 케인 등 무려 5명이 뽑혔다. 킬리안 음바페(PSG), 빌리 오르반(라이프치히), 훌리안 알바레스, 마누엘 아칸지(이상 맨시티), 모하메드 엘유누시(코펜하겐), 미켈 메리노(소시에다드) 등이 다이어, 더리흐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이어의 활약이 이어지며 독일에선 김민재가 다시 벤치에 앉고 다이어가 더 리흐트와 함께 선발 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키커가 8일 김민재를 다가오는 마인츠와의 '코리안더비' 경기 역시 벤치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뮌헨은 오는 9일 오후 11시 30분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마인츠와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뮌헨은 현재 2위(17승 3무 4패 승점 54)지만, 선두 레버쿠젠(20승 4무 승점 64)과의 격차가 10점 차로 벌어져 우승 경쟁이 사실상 끝난 상태다. 1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0점 차를 산술적으로 따라잡을 수는 있지만, 현재 추세 상 뮌헨의 추격이 쉽지 않다.
이재성의 마인츠는 17위(2승 10무 19패 승점 16)로 다이렉트 강등 권이다. 분데스리가2(2부)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6위인 쾰른(3승 8무 13패 승점 17)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일단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여지는 있다.
이 경기 프리뷰 기사를 내면서 키커는 예상 선발 명단에 김민재를 다시 배제했다. 센터백 라인업에 에릭 다이어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 주중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명단이 그대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뮌헨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가 있는 '스카이스포츠 독일'도 김민재의 벤치행에 다소 길어질 것임을 내다보고 나섰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다이어는 확실한 기록으로 증명했다. 이번 시즌 상대 선수에게 드리블을 허용하지 않은 센터백 4명 중 유일한 선수"라며 다이어의 능력을 극찬한 뒤 "가장 많은 경합(64.7%), 가장 많은 공중볼 경합(66.7%) 성공률을 드러냈다. 센터백 4명 중 다요 우파메카노가 같은 기록을 갖고 있으나 심각한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 다이어는 아직까지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매체는 "더리흐트는 후방에서도 실수하지 않았고 전방에선 이번 시즌 2골을 넣었으며 라치오전 뮐러의 골을 도왔다. 더리흐트는 김민재(27경기, 선발 25회), 우파메카노(26경기, 선발 11회)보다 훨씬 적은 수의 경기(20경기, 선발 14회)에 나섰다. 또한 최고의 패스 성공률(93.6%)을 보유했으며, 90분당 공중볼 경합(2.8개)에서 가장 많이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다이어의 계약 연장도 덧붙였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6개월 임대로 뮌헨에 왔는데 선발로 4경기를 뛰면 다음 시즌 완전 이적을 하게 되는 조항이 있었다. 일찌감치 4경기 선발로 나서며 최근 그의 1년 연장이 공식 발표됐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다이어의 계약 연장을 소개하면서 김민재의 벤치행을 연결했다. 매체는 "다이어는 출전 시간을 확보하면서 2025년까지 계약이 연장됐다"며 "더리흐트도 2022년 자신이 뮌헨에 온 이유를 드러내고 있다. 둘은 뮌헨의 수비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고, 지난해 나폴리에서 이적한 김민재, 그리고 기존 우파메카노가 향후 경기에서도 후보로 남도록 할 수 있다"고 알렸다.
아울러 이번 시즌 초반 투헬 감독과의 불화설 속에 이적 추진 및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더리흐트도 굉장히 호평했다.
만약 이대로 김민재가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이재성이 주전으로 뛰는 마인츠를 상대로 코리안 더비가 불발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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