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를 얼마나 오래동안 복용해야 하나요?
정신과 의사들은 대체로 “충분히 오래 복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약을 빨리 끊으면 재발할 수도 있으니까 우울 증상이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꾸준히 먹으라고 한다. 그러면 얼마나 오래 동안 복용해야 하는 걸까?
우선 우울증 치료를 진행해나가면서 우울 증상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우울증의 ‘급성기’는 증상이 한창 심할 때다. 급성기에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대체로 2주 전후에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대략 4~12주 사이에 증상이 거의 소실된다. 이 시점을 일컬어 ‘관해되었다’라고 한다. 급성기 우울 증상을 100이라고 했을 때, 이것이 20 아래로 떨어지면 관해되었다고 판단한다. 물론 환자마다 관해되는 시점은 다 다르다. 항우울제에 빠른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좋아지는 환자도 있는데 이런 경우 관해에 이르는 시점은 늦어진다.
우울 증상이 관해되었다고 항우울제를 바로 중단하지 않는다. 관해에 이르렀더라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이때 섣부르게 약을 끊으면 우울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남아 있는 우울 증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지속 치료 기간은 대략 6개월이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많이 좋아진 것 같아도 발병하기 이전으로 뇌 기능이 회복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지속 치료기가 끝난 후에도 항우울제를 계속 복용하는 것을 일컬어 유지 치료라고 한다.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유지 치료를 해야 한다. 이번 우울증에서는 벗어났더라도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항우울제를 계속 더 복용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 우울증을 몇 번 앓았는지에 따라 이 기간은 달라진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2년이나 5년 혹은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원칙은 이렇다. 과거에 재발을 많이 했을수록, 더 길게 유지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을 때도(자살 시도를 포함한 위험 행동이 있는 경우를 포함해서) 이 기간은 늘어난다.
우울증이 좋아졌더라도 지속 치료 또는 유지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충분히 치료하지 않으면 잔여 증상이 남고 만성화되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렵다. 심각한 증상은 없어도 환자는 늘 피로하고 의욕이 없다며 괴로워한다. 만성화된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이나 집중력, 기억력 저하를 호소한다. 성격이 달라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잔여 증상이 있으면 재발 위험도 커진다. 우울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 환자에 비해 잔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재발 위험이 3배 정도 높다.
우울증은 재발하면 할수록, 이후 재발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우울증이 한 번 생기면 이후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약 50%다. 우울증을 두 번 겪고 나면 그 다음에 재발할 가능성은 75%로 높아진다. 세 번 이상 우울증을 앓았다면 이번에 잘 치료 되더라도 나중에 다시 발병할 위험이 90%에 이른다. 우울증 재발 횟수가 많아질수록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도 짧아진다. 이걸 두고 ‘cycle length shortening’ 우리말로 ‘주기 단축’이라고 부른다.
과거에 우울증을 치료 받았던 병력이 있는 환자가 내게 처음 찾아와서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항우울제를 먹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묻기도 하는데, 이건 이전에 자신을 치료했던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 과거에 우울증이 얼마나 자주 재발했는지, 그때마다 증상은 얼마나 심각했는지, 그때마다 항우울제에 대한 치료 반응은 어땠는지, 자살 위험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만 이 물음에 제대로 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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