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된 파월…"머지 않아 금리 인하 확신 설 것"

뉴욕=권해영 2024. 3. 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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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서 "금리 제약적…중립금리보다 높아"
S&P500지수 최고치…국채 가격 상승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당장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에 필요한 확신이 설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두고 연내 인하 예정이라는 전날 발언보다 한층 더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올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채 가격도 상승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우리가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둔화하고 있다는 더 많은 확신을 얻을 때 경제침체를 피하기 위해 제약적인 수준의 현재 금리를 되돌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시점에서 멀리 있지 않다(we're not far from it)"고 덧붙였다.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파월 의장은 "금리는 이제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왔다"며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있고, 이제는 중립금리와도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 또는 침체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Fed가 기준금리를 5.25~5.5% 수준까지 올렸는데도 미 경제가 견조한 성장률을 이어가자 학계에서는 중립금리 자체가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주요 과제다. 파월 의장이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다고 밝힌 것은 금리 수준이 제약적이며 조만간 인하 수순을 밟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중순 이후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며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1월 PCE 물가지수와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각각 2.8%, 2.4% 올라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누적된 긴축 효과로 고용시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럴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근로자들의 실직을 막기 위해 왜 금리를 더 빨리 인하하지 않느냐는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연방상원의원의 질문에 "지속적으로 강한 성장, 견조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적인 진전이 이어지면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과정이 올해 중에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18~24일 주간 19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대비 8000건 늘어났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줄곧 강조해 온 조기 금리 인하 신중론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인하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언급함으로써 연내 인하를 예상한다는 전날 발언보다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시장은 이를 기대해 왔고 마침내 Fed 당국자로부터 그 말을 들었다"며 "(파월 의장이 시장에)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Fed가 오는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74%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전날 69% 대비 상승했다.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반색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2.6포인트(1.03%) 오른 5157.36으로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0.3포인트(0.34%) 상승한 3만8791.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1.83포인트(1.51%) 뛴 1만6273.38로 거래를 마감했다. 금리 인하 기대에 국채 가격은 상승세(채권 금리 하락)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내린 4.5%,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bp 하락한 4.08%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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